[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4위로 떨어지며 한국과의 격차가 한층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과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체감 소득 수준이 국제 비교에서 뚜렷하게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내각부가 산출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1인당 명목 GDP는 달러화 기준 3만3785달러(약 4950만원)로 전년보다 1444달러(4.3%) 감소했다. 이에 따라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순위도 전년 22위에서 24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반면 한국의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6239달러(5300만원)로 전년보다 565달러(1.6%) 증가하며 OECD 21위를 유지했다. 한일 간 1인당 GDP 격차는 전년 445달러에서 2454달러로 크게 벌어졌고, 순위 차이도 1계단에서 3계단으로 확대됐다.
일본 언론은 이번 순위 하락의 배경으로 복합적인 구조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장기간 이어진 저성장 기조가 소득 증가를 제약했고, 여기에 엔화 약세가 더해지면서 달러 기준 GDP가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제 규모 자체는 여전히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명목 GDP 총액은 4조1869억달러로 전년보다 4.5% 줄었지만, 미국·중국·독일에 이어 세계 4위 자리를 지켰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가 일본 경제의 '규모와 체감 사이 괴리'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총 GDP는 여전히 크지만 인구 대비 생산성과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GDP에서는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율 변동에 취약한 구조 속에서 성장 동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국제 비교에서의 위상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