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지원, 수도권 집중 해소에 한계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된 배경에는 '수도권의 상대적 생산성 우위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지역에 대한 정부 투자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취지다. 특히 소수의 비수도권 대도시에 집중해 민간 경제를 활성화해야 '수도권 집중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해법도 제시됐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수도권 집중은 왜 지속되는가:인구분포 결정요인과 공간정책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전국 평균(101.4%) 수준이었던 수도권 도시의 생산성은 2019년 121.7%로 20% 이상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수도권 생산성은 12.1% 오른 110.6%를 기록해 수도권과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2005~2019년 도시 자료를 바탕으로 도시 규모를 결정하는 요인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도시 규모는 크게 생산성, 쾌적도, 인구수용비용과 같은 3가지 특성에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생산성은 같은 노동과 자본을 투입했을 때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쾌적도는 자연환경·주거 여건·안전·생활 편의 등 도시가 주는 만족도를 각각 의미한다. 인구수용비용은 혼잡·통근·주거비를 감당하는 비용을 말한다.
보고서는 생산성의 변화가 수도권 집중을 자극했다고 짚었다. 실제 2010년대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거제·구미·여수 등 전통 제조업 도시들의 생산성이 크게 감소해 수도권 집중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모형 분석에서 해당 산업도시가 2010년 수준의 생산성을 2019년까지 유지했다면 수도권 비중은 47.2%로 2.6%포인트(P) 낮아지고, 전국 평균 수준으로 생산성이 증가했다면 43.3%까지 하락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쾌적도와 인구수용비용 변화가 비수도권 유출을 일부 억제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생산성 변화만 반영하면 수도권 비중이 62.1%까지 상승할 수 있었지만, 실제 상승폭은 2.4%p에 불과했다는 분석이다. 생산성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인프라 확충 등 부수적 요인은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는 '보조적' 역할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보고서는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권역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는 '초권역권 거점도시'의 한계도 지적했다. 거점도시는 특별·광역시인 대전·세종(충청권), 광주(호남권), 울산·부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강원권의 원주시와 같이 총 7개를 의미한다.

초권역권 거점도시의 생산성이 8.2% 가량 개선돼야 수도권 집중 비중을 2000년 수준인 46%로 낮출 수 있으며, 재정투자로는 이 같은 생산성 개선의 효과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대표적 사례로 세종시를 꼽았다.
2006~2019년 연평균 약 6000억원(누적 약 8조5000억원)을 투입한 결과 세종시의 인구수용비용은 크게 낮아졌지만, 인프라 구축이 진행된 2010년대 이후 생산성 증가율(2010~2019년 6.4%)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정투입에 따른 인구 유입의 지속성은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김선함 KDI 연구위원은 "세종시 등 신도시 건설은 인프라 투자에 치중해 생산성 증가가 제한적이
었고, 인구 유입 촉진에도 한계를 보였다"며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를 넘어 지역의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