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법 시행 앞두고 우려 공존…"규제 불명확해"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세계 최초 전면 시행을 앞둔 'AI 기본법'을 두고, 업계에서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준의 모호성과 초기 규제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인공지능(AI) 개발과 활용 전반을 규율하는 'AI 기본법'이 전면 시행된다. 국내는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두 번째 AI 법제 도입 국가이자 전면 시행은 세계 최초다.

법안은 AI 연구개발(R&D) 지원 등 육성 규정과 함께 사업자의 안전성 확보 의무를 담고 있다. 특히 국민의 생명이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고영향 AI'로 분류해 별도의 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생성형 AI 콘텐츠에는 식별 표지(워터마크)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계도 기간 동안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통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기 단계에서 규제 논의가 앞서기보다는, 실제 운영 경험을 충분히 쌓는 것이 우선적이라는 주장이다. AI 활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토대로 고위험 AI의 정의와 범위를 현실적으로 정리해야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고영향 AI'의 기준이 모호해 사업자 입장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AI 사업이 고영향에 해당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법안에서는 '고영향 AI'를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의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정의하고 있다. 영역으로는 에너지, 보건의료, 범죄 수사·체포, 교통 등 10가지로 나눴다. 운영 중인 인공지능 서비스가 고영향 AI로 분류될 경우 해당 기업은 위험 관리와 이용자 보호 등 안전성 확보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포털 등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주요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고, 채용·금융·의료·공공 등 개인의 권리와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역도 고위험 AI 적용 범주에 포함된다.
AI 기본법은 산업 육성과 책임을 동시에 담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육성'에 우선 방점을 두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충분히 실험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육성에 무게를 두고 AI 활용을 확산시키되,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이슈를 통해 제도를 정교화해 나간다면 초기 시행 과정의 혼란은 점차 해소되고, 국내 산업 환경에 맞는 AI 육성·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AI가 제도권에 들어오게 됨으로써, 책임 주체나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지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라며 "반면, 혁신의 속도를 제약하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도 함께 있어 보인다. 사전인증이나 보고가 과도해질 경우, 속도와 글로벌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기본법은 신뢰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세계에서 처음으로 AI 관련 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을 것 같다. AI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 환경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제도가 산업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합리적인 운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