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이번 시즌 우리카드와의 맞대결에서 1승 3패로 밀려 있던 한국전력이 마침내 웃었다. 경기 후 권영민 감독은 오랜만에 찾아온 값진 승리에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6-24, 31-33, 25-23, 25-17)로 승리를 거뒀다. 1·2세트 모두 듀스로 이어질 만큼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승부처마다 집중력에서 앞서며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이 승리로 한국전력은 2연승을 달리며 시즌 성적 15승 11패, 승점 43을 기록했다. 2위 대한항공(16승 8패·승점 47)과의 격차를 승점 4로 좁히는 동시에, 4위 KB손해보험(13승 12패·승점 40)과의 간격을 승점 3으로 벌리며 상위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승리의 중심에는 외국인 에이스 쉐론 베논 에반스(등록명 베논)가 있었다. 베논은 공격 성공률 63.27%를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4점을 쏟아냈다. 여기에 김정호가 17점, 무사웰 칸(등록명 무사웰)이 10점을 보태며 고른 득점 분포로 우리카드의 블로킹을 흔들었다.
경기 후 만난 권영민 감독은 이날 승리에 담긴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다들 다음 대한항공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시는데, 나한테는 오늘 경기가 더 중요했다"라며 "우리카드에게 이번 시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잘 버텨줬다. 덕분에 다음 경기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직전 현대캐피탈전에서 단 2득점에 그쳤던 김정호의 반등도 인상적이었다. 권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김정호와 하승우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 있어서 경기 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오늘은 김정호가 책임감을 가지고 공격을 해줬다. 앞에 한태준이 있다는 점도 자신감을 주는 요소였던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몸 상태가 조금만 더 올라오면 경기력도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정호의 활약을 뒷받침한 하승우 세터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 감독은 "하승우가 자기 역할을 해주는 게 정말 크다"라며 "무사웰의 속공을 활용한 사이드 아웃이 잘 돌아가고 있고, 베논에게 점유율이 과도하게 쏠리지 않으면서 상대 블로킹을 흔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서재덕, 김정호, 정민수 같은 리시버들이 안정적으로 버텨주고 있어서 토스 운영도 훨씬 편해졌다"라며 "중간중간 생각이 많아지는 장면만 줄어든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리베로 포지션에서도 변수가 있었다. 주전 리베로 정민수가 직전 경기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장지원이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해 10월 상무에서 제대한 이후 첫 선발 출전이었다. 권 감독은 "내가 알고 있는 실력보다는 조금 못 미쳤던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긴장한 상황에서 자리를 지켜준 것만으로도 잘했다. 점수로 매기면 80점은 주고 싶다"라고 평가했다.
전술적인 선택 역시 효과를 봤다. 서배로 카드 대신 세터 배해찬솔을 활용한 서브 전략이었다. 권 감독은 "세터지만 서브에 강점이 있고, 작전을 잘 수행하는 선수"라며 "우리카드 1번 자리를 공략하고 싶어서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로터 서브에 약점이 있는 팀을 상대로는 앞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덧붙였다.
아시아쿼터 미들 블로커 무사웰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권 감독은 "운동을 굉장히 성실하게 하고, 코칭 스태프가 왜 이런 플레이를 요구하는지 이해가 빠른 선수"라며 "키는 크지 않지만 점프력이 좋아 속공에서 강점이 있고, 서브와 파이팅도 팀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는 어리지만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