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에서도 장기 포석
IB들 주가 낙관 '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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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은 그야말로 '핀테크의 무덤'으로 불린다. 수천 개의 은행과 수많은 핀테크가 각종 니치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데다 연방 및 주 단위 규제가 겹겹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N26, 영국의 몬조(Monzo) 등 유럽 대표 챌린저뱅크들이 한때 미국 시장 공략을 시도했다가 규제 복잡성과 고객 획득 비용 증가, 수익화 난관에 부딪혀 철수한 사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누 홀딩스(NU)가 여기서 꺼내 들 무기는 크게 네 가지로 파악된다. 첫째, 완전 디지털·셀프 서비스 모델을 통해 기존 은행 대비 극단적으로 낮은 운영비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누뱅크는 브라질에서 대형 은행 대비 약 10% 수준의 인력으로 60% 이상의 성인 인구를 커버하며 수익성을 입증했는데, 이 '초경량 비용 구조'를 미국에서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둘째, 고객 경험(UX)과 브랜드 파워다. 브라질에서 누뱅크는 투명한 수수료, 직관적 앱, 신속한 고객 응대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고, 이는 미국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셋째는 데이터·AI 기반 개인화 전략이다. 누 홀딩스는 2025년 우선순위로 'AI 프라이빗 뱅커'를 제시하며, 고객별 소비 패턴과 신용 특성을 분석해 한층 세밀하게 맞춤형 상품 추천·위험 관리·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역량은 크레딧카르마·캐피털원 등 강력한 데이터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다.
넷째는 글로벌 운영에서 축적한 레버리지다.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에서 이미 1억 명이 넘는 고객을 상대하며 검증한 스케일과 리스크 관리, 규제 대응 경험이 미국에서도 일정 부분 전이될 수 있다.
다만,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쟁 환경은 브라질보다 훨씬 치열하기 때문에, 누뱅크가 미국에서 신용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흑자를 낼 수는 있겠지만 브라질 수준의 ROE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즉, 미국 진출은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석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누 홀딩스의 글로벌 야망은 미국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4년 12월, 누뱅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임뱅크(TymeBank)와 필리핀의 고타임(GoTyme)을 운영하는 타임 그룹(Tyme Group)의 2억5000만 달러 시리즈 D 라운드를 주도하며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로써 업체는 타임 그룹의 유의미한 소수 지분을 확보했고, 타임 그룹은 15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고속 성장 디지털 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누 홀딩스는 당시 투자를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은행 모델을 학습하고, 향후 진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학습 탐험(learning expedition)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시장에서 직접 라이선스를 하나씩 취득하며 확장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제휴와 지분 투자, 인수합병(M&A)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확장을 가속한다는 복안이다.
누 홀딩스는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브라질에서는 고객 수 기준 3위 권 금융기관이다. 디지털 은행으로서는 사실상의 1위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도 업체는 두 자릿수대 인구 침투율을 확보하면서 신흥국 리테일 금융 분야에서 '표준 모델'에 가까운 존재로 부상했다.

누 홀딩스의 성장 스토리에서 창업자 데이비드 벨레즈의 존재감은 지배적이다.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 등 공룡 투자은행(IB)에서 경력을 쌓고 세쿼이아캐피털 파트너로 활동하던 그는 브라질에서 은행 계좌를 하나 여는 데 몇 달씩 걸리는 비효율과, '감옥 같은' 경비 시스템을 보고 브라질 금융 시스템의 이른바 '파괴적 혁신' 기회를 확신했다고 회상한다.
그의 가족은 콜롬비아 마약 전쟁을 피해 이주한 경험이 있고, 이는 금융 접근성이 낮은 중산층과 서민층에게 금융 주권을 돌려주겠다는 미션과 맞물려 누뱅크의 정체성을 규정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누 홀딩스의 투자 매력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먼저, 금융 포용 개선이라는 구조적 성장 테마를 등에 업은 초대형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라틴아메리카는 여전히 은행 계좌 미보유자와 저이용자의 비중이 높고, 대형 은행 중심 과점 구조가 수수료와 금리를 높게 유지해 왔다. 누뱅크는 이 틈새를 파고들어 저비용·고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을 확장해 왔고, 아직도 인근 국가와 신규 상품으로 확장 여지가 크다.
둘째,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미 의미 있는 수익성을 달성했으며, ROE가 전통 은행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이다. 셋째, 미국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의 확장 옵션이 장기 밸류에이션에 '콜옵션'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리스크 요인도 없지 않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국면에서 신용카드 및 소액대출 중심 포트폴리오는 연체율 상승과 대손비용 확대에 취약하다.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정치·규제 리스크도 상존하며, 언제든 금융 규제가 강화되거나 세제 또는 자본규제 변경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 진출은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지만 초기에는 비용과 규제 부담이 실적에 가중될 수 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브라질 수준의 ROE를 그대로 복제하긴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누 홀딩스의 주가는 2월6일(현지시각) 17.40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업체의 주가는 1월28일 장중 기준 18.98달러까지 오르며 52주 최고치를 기록한 뒤 소폭 후퇴했다.
2026년 초 이후 주가는 2% 선에서 완만하게 상승했고, 최근 1년 상승폭은 약 25%로 집계됐다. 지난 5년 사이 업체의 주가는 무려 1751%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시장 조사 업체 팁 랭크스에 따르면 누 홀딩스에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9개 투자은행(IB) 가운데 7개 업체가 '매수' 의견을 내놓았고, '보유'와 '매도' 의견이 각각 2건과 0건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 평균치는 19.18달러로, 최근 종가 대비 10.23%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고 최고치는 22달러로, 26% 이상 상승을 예고했다. 목표주가 최저치는 16달러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누 홀딩스에 '매수'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 21달러를 유지했다. 업체가 최근 분기까지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고, 디지털 은행 부문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2026년과 2027년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60%와 35%에 달하는 성장을 나타낼 전망이고, 2026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률(PER)이 16.5배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식킹알파 역시 2026년 굵직한 성장 모멘텀을 근거로 누 홀딩스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