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 지표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에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74포인트(0.13%) 하락한 5만121.40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치에서 내려왔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4포인트(0.00%) 내린 6941.47로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6.01포인트(0.16%) 떨어진 2만3066.47로 장을 마쳤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지난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3만 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만 6000건을 2배가량 웃도는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실업률도 0.1%포인트(%p) 하락한 4.3%로 집계되며 완전 고용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 보고서는 1년여 만에 가장 강한 고용 증가를 보여주었지만, 성장세는 일부 섹터, 특히 의료 관련 분야에 집중됐다. 의료 부문에서만 총 12만4,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는데, 이는 2025년 평균 성장의 두 배 수준이다.
노동시장 수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2025년 매월 수치가 하향 조정된 바 있으며, 연간 기준과 월간 조정을 합치면 지난해 평균 월간 고용 증가 규모는 단 1만5,000명에 불과했다.
지난주 인공지능(AI) 관련 산업 구조 변화 우려로 급락했던 소프트웨어 종목은 이날도 압박을 받았다. 소프트웨어 종목 가운데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제시하며 26.38% 급락했다. 스냅은 4.59%, 팔란티어는 2.7%, 마이크로소프트는 2.15% 각각 하락했다.
부동산 서비스 관련 주식들도 AI 애플리케이션과 도구로 인한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급락했다. CBRE 그룹 주가는 12.23% 급락했고, 존스랭라살은 12.46%,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13.7% 급락했다. 세 회사 모두 이번 하락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매도세가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 미 국채금리 급등, 달러 강세
미국 국채 금리는 고용 지표 서프라이즈에 일제히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2.7bp(1bp=0.01%포인트) 오른 4.172%를 기록했고, 장중 한때 4.206%까지 치솟았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2.2bp 상승한 4.81%로 올라섰다. 연준 정책 기대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5.8bp 급등한 3.512%로,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가 확인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기간 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다. 고용 지표 발표 전까지만 해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25b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약 20%까지 반영됐지만, 발표 이후에는 8% 수준으로 급락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4%로 높아졌다. 6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도 75.2%에서 59.8%로 낮아졌다.
외환시장에서는 미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는 스위스 프랑 대비 0.42% 오른 0.7711프랑을 기록했고, 유로/달러는 전장 대비 0.18% 하락한 1.1874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일본 엔화는 달러 강세 국면에서도 독자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엔화는 달러 대비 0.75% 오른 153.22엔으로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 대비로도 약 1% 상승했다.
호주달러는 호주중앙은행(RBA) 부총재가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재확인한 이후 3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다. 호주달러는 달러 대비 0.69% 오른 0.71235달러에 거래됐으며, 장중에는 0.71430달러까지 올랐다.
◇ 중동 긴장에 유가 1% 상승, 금도 강세
미국과 이란 간 계속되는 긴장 속에 국제유가는 약 1%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7센트 상승해 배럴당 64.6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배럴당 59센트(0.86%) 오른 69.3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 재개를 준비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중동에 두 번째 항공모함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긴장감을 키웠다.
이어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 국방부가 추가 항모 전단의 중동 전개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유가 상승폭은 미국 원유 재고 급증으로 제한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850만 배럴 증가해 총 4억 288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79만 3000배럴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값은 예상보다 견실한 고용 지표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했음에도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5,098.50달러로 1.3% 상승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은1.32% 올라 온스당 5,089.35달러를 기록했다.
◇ 유럽증시, 섹터별 엇갈리며 혼조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61포인트(0.10%) 오른 621.58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18.27포인트(1.14%) 상승한 1만472.11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31.70포인트(0.53%) 하락한 2만4856.15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4.64포인트(0.18%) 내린 8313.24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92.16포인트(0.62%) 떨어진 4만6510.83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77.60포인트(0.43%) 물러난 1만8044.50으로 마감했다.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고 테크주와 금융주는 약세였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에너지가 3.8% 급등하면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2% 이상 상승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프랑스의 석유 메이저 토탈에너지(TotalEnergies)는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석유·가스 매장량 확대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2.7% 올랐다.
금속 가격 강세에 따라 금속 광산주도 3% 뛰었다.
반면 테크주와 미디어주는 각각 1.8%, 2.6%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첨단 산업·소프트웨어 기업인 다쏘시스템즈(Dassault Systemes) 주가는 4분기 매출 증가가 투자자 기대에 못 미치고, 2026년 매출 가이던스도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20.8% 급락해 역대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 인도증시는 강보합
11일 인도 증시는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까지 3거래일에 걸쳐 약 1.2% 상승한 뒤 이날에도 소폭 올랐지만,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오전의 상승분을 반납하며 보합세로 돌아섰다.
센섹스30 지수는 0.048% 오른 8만 4233.64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072% 상승한 2만 5935.8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대부분의 업종별 지수가 강세를 보였지만 니프티 정보기술(IT) 지수는 1.76% 급락했고, 민간 은행 지수도 0.16% 하락했다.
미국 소매 판매 데이터가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인 것이 니프티 IT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국에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올리고 있는 인도 IT 기업들은 미국 경기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AI가 촉발할 시장 파괴적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인도 IT 서비스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니프티 IT 지수는 지난해 12.6% 하락한 데 이어 올해 현재까지 약 7.4% 내렸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