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설 연휴 극장가를 장악한 '왕과 사는 남자' 열풍이 온·오프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며 장기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SNS(Social Network Service)에는 가족단위 관객들의 호평과 2차 창작물, 밈이 쏟아지고 강원도 영월을 찾는 이들도 급증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설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5일 간의 연휴 동안 267만 5454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19일 현재 누적 관객수는 417만 4928명이다.

지난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2주차인 설 연휴 입소문이 폭발하며 가족단위 관객들을 다수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2026년 주말 박스오피스 최고 스코어 기록 경신, 설 연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설 당일인 17일에는 무려 66만 1449명의 관객을 동원해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설 연휴 일일 최다 관객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실관람객들이 쏟아내고 있는 다양한 감상평들이 SNS에서 연일 화제다. "올해 #최고의영화 연기 차력쇼"(CGV, 피오나***), "한 줄 역사를 풀어낸 감독의 눈썰미 칭찬해"(CGV, 난**), "무조건 봐야 하는 영화. 영화가 끝나서도 가슴 먹먹한 슬픔"(CGV, 카**), "명품 배우들과 거#장항준감독이 만들어낸 웰메이드 사극. 웃음, 분노, 슬픔 3박자 모든 게 잘 어우러졌다"(CGV, 미***), "이거는 꼭 봐야 함. 단전에서 울리는 감동…"(네이버, xi***), "손에 꼽는 인생 영화"(네이버, al****), "감히 2026년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단종 눈빛만 봐도 눈물이 ㅠㅠ"(네이버, ny***), "자기 전까지 단종 생각나서 울다가 잠에 들었습니다…."(롯데시네마, W***), "오랜만에 가족들하고 재미있게 본 영화"(롯데시네마, 박**)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앞서 개봉 초기 영화 속 단종의 인간적인 면이 유난히 부각되면서 비극의 슬픔을 극대화, 세조의 왕릉 장소에 부정적인 리뷰가 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세조)을 비난하며 지도 어플리케이션의 해당 장소에 별점테러를 하는 등 '과몰입' 관객들이 대거 양산된 바도 있다.
아이돌 서바이벌인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해 워너원으로 활동했던 박지훈의 과거가 재조명되는 것은 물론, '연애혁명' '약한 영웅' 등 출연작들도 연일 화제를 모은다. 특히 단종에게 과몰입한 관객들은 그가 아이돌로 현생에서 사랑받는 모습을 보며 "단종이 아이돌로 환생해 모두의 사랑을 받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SNS글에 다수 공감을 표하며 공유하기도 했다.

영화 속 단종(박지훈)과 금성대군(이준혁), 엄흥도(박해진) 등 출연진을 그림으로 그린 2차 창작물도 SNS에 다수 게재됐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배급사 쇼박스에서는 어진(임금의 초상화) 포스터를 공개하는가 하면, 공식 SNS로 공유하며 팬들의 '단종 앓이'를 독려했다.
'왕사남' 과몰입은 온라인을 넘어 실제 현실에서도 체감할 수 있게 됐다. 단종의 유배지이자 영화 촬영지인 강원도 영월에 연휴 동안 관광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며 화제성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노산군(단종)이 유배됐던 청령포에는 전년도 연휴보다 무려 5배가 넘는 관광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영월군문화관광재단은 영화 개봉 후 맞은 설 연휴 기간 청령포를 방문한 관광객은 1만641명이라고 알렸다. 지난해 설 연휴 때 2006명의 관광객이 찾은 것보다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세를 몰아 영월군은 오는 4월 24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단종문화제까지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단 계획이다.

실제 역사라 과몰입이 더 쉽다는 점은 '왕사남'의 흥행 비결 중 하나다. 그럼에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은 결말이 정해진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깊게 고민했음을 밝힌 바도 있다. 장항준 감독은 "처음엔 안하려고 했었다"면서도 "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게 김성수 감독님의 '서울의 봄'을 보고나서였다. 결말을 알아도 이게 되는구나. 감독님 만나서 '서울의 봄' 때문에 하게 됐다고 하니 좋아하셨다"고 비화를 밝힌 바도 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사랑받은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장 감독은 결말이 정해진 역사적 인물, 사건을 영화화하며 "지켜주지 못한 정의, 실현되지 못한 정의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극을 풀어낸 과정을 얘기했다. 역사에 기록된 승리한 왕의 이야기가 아니라 왕이 되지 못한, 그래서 더욱 아쉬운 어린 왕의 사연에 주목했고, 장항준 감독은 2026년에 그를 관객들 앞으로 불러내는 데 성공했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