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밴드 웁스나이스 |
[뉴스핌=오지은 기자] 11개국 아시아 국가에서 펼쳐지는 아마추어 밴드 콘테스트 '아시아 비트 파이널'에서 우승해 한국팀 대표로 '아시안비트 2012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 준우승을 차지한 웁스 나이트가 데뷔싱글앨범 '노 잇 유어 셀프(No eat yourself)'로 대중 앞에 섰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두 곡을 합친 이번 앨범에서 이들은 자아 혹은 길을 찾아가는 20대에 "너 자신을 먹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아직 20대를 지내고 있는 이들은 유쾌한 모습과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지만, 음악과 한국 밴드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진지함과 성숙함을 더해 똑부러지게 말했다.
그룹명대로 정말 웁스나이스로 불리고 싶다는 웁스나이스. 이들이 하는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보자.
'No eat yourself'라는 건 두 노래에 대한 반어적인 설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웁스나이스는 결성 3년 만에 첫 번째 싱글 'No eat yourself'를 발매했다. '너 자신을 먹지 말라'는 강렬한 메시지에 내포된 의미가 궁금했다.
"'No eat'의 뉘앙스는 이별한 여자가 던지는 한 마디 '나도 안먹어!'에요. 쉽게 슬픔을 털어버리는 거죠. 하지만 여자는 역설적이게도 슬픔을 계속 가지고 있어요. 현대인들의 거짓된 쿨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번째 노래 'eat yourself'에는 보이지 않는 자신의 길을 찾고 있는 젊은이의 막막함을 담았어요. 하지만 역시 끝까지 듣다보면 막막함이 아닌 그 반대의 느낌을 받게 되요"
"두 노래를 통해 말 하고 싶은 것은 결론적으로 'No eat'도 'eat yourself'도 아니에요. 그 두 단어를 합친 'No eat yourself'인 거죠. 말로 설명하긴 애매하지만 노래를 들어보시면 알 수 있으실 거에요"(기타 이성풍)
싱글 발매 곡 외에도 '달 바다(가제)'라는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라이브 공연 때 주로 공연 마지막에 부르죠.
웁스나이스는 형식에 자유로운 밴드라는 느낌을 받았다. '달 바다'도 그런 점에서 곡 형식의 전형성에서 벗어난다.
"1절에 기승전결이 다 있어요. 2절에는 후렴구만 추가되고 마무리는 다른 진행으로 끝이 나는 거죠. 약간 뮤지컬스럽기도, 동화같기도 한 노래에요"(기타 이청풍)
"제가 꿈을 꾼 것이 이 노래의 소재가 됐어요. 자살을 하러 바다에 갔는데 죽으려다가 인어를 발견하고 '지금은 행복해' '내가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가사에 직접 인어가 등장하진 않아요. 이 노래의 마지막은 '막을 내리자'라는 가사에요"(보컬 마호)
"인어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해요. 인어가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사람이 아닐 수도 있는 거죠. 힘든 순간에 마주쳤을 때 그 시름 자체를 놓아버릴 수 있도록 하는 아름다운 존재를 상징하는 거에요. 여기서 시름을 놓는다는 것은 죽음일수도, 다시 사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건 들으시는 분들에 맡길게요"(키보드 임호재)
다양한 밴드의 색깔을 표방할 수 있는 밴드가 될 거에요.
누군가는 웁스나이스에 '제2의 자우림'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또 누군가는 체리필터나 국가스텐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혹시 기분이 나쁘진 않을까.
"나쁘지 않죠(웃음)"(베이스 김승연)
"웁스나이스는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표현하려 곡 만들기를 시작하고 장르도 정해요. 한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소리와 색깔을 담아내고 싶기 때문이죠. 저희를 여러 밴드와 비슷하다 평하는 분들은 웁스나이스가 현재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해주시는 거라 생각해요"(키보드 임호재)
"자우림, 체리필터, 국가스텐 등 다양한 색깔들을 표방할 수 있는 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가 생각해봐요"(보컬 마호)
한국 밴드 현실에서 '탑밴드'는 그 존재 자체로 고마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순위를 매기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요. 음악은 다양한 것이니까요.
웁스나이스는 탑밴드 시즌1에 출연했지만 최악의 컨디션 상태로 경연을 치러 탈락했다. 하지만 16강 축하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들은 '탑밴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밴드가 대중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데 밴드를 대상으로 해주니까 많은 밴드들이 시도를 해볼 수 있죠. 또 밴드간의 경쟁이 일어나면서 그 동안 생각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는 취지에서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키보드 김승연)
"현재 한국 밴드들 입장에서는 '탑밴드' 프로그램 형식을 떠나서 일단 존재자체만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해야 하는 현실이에요. 시장의 열악함 때문에 이미 프로인 밴드가 '탑밴드'에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참 슬프죠. '탑밴드'에는 어린 밴드들이 나와서 어필 해야하는데 말이죠"(기타 이성풍)
"하지만 음악을 두고 순위를 매긴다는 것도 슬퍼요. 음악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보컬 마호)
"좋고 나쁘고 보다는 '다르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드럼 강청춘)
실력파 밴드 웁스나이스
김조한씨가 '나가수'에서 허니를 부를 때 저희가 1차 편곡을 했어요. 근데 방송에는 안 나갔죠.
웁스나이스 공연을 보러오는 연예인은 누가 있을까. 이청풍씨는 가수 김조한씨와 배우 김현주씨에 기타를 가르쳤다는데.
"김조한 인연은 '튜넙'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어요. 거기서 심사위원이셨는데 저희를 잘 보셔서 '함께 해보자'고 제안하셨고 식구처럼 음악을 함께 하게 됐어요. 현재 김조한 학원에서 기타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기타 이성풍)
"'나가수'에 김조한씨가 나와서 '허니'를 락버전으로 소화하셨는데 1차 편곡을 저희가 맡았어죠. 이성풍씨가 자로 악보 그리기도 하고 저희도 카메라에 같이 찍혔는데 방송에는 하나도 안나오더라구요. 김조한씨가 미안하다 말씀하셨어요(웃음)"(보컬 마호)
'딕펑스'는 굉장히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밴드로서 '슈퍼스타K3'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딕펑스에 대해 웁스나이스는 어떻게 생각할까. 딕펑스도 홍대에서 주로 공연을 했는데 혹시 친할까.
"딕펑스,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해요. 또 딕펑스가 대중에 밴드가 어떤 다양한 음악을 하는지를 알리는 것 자체로 홍대 밴드들에 주는 것이 많아요. 잘됐으면 좋겠고 고맙게 생각해요"(키보드 임호재)
"같이 홍대서 공연을 하다가 몇 번 마주친 적은 있는데 친분은 없어요(웃음)" (보컬 마호)
12월 16일에 있는 공연은 '아시아 비트 그랜드 파이널' 이후 진짜 웁스나이스 공연이에요.
홍대, 혹은 인디라는 타이틀에 갇히고 싶지 않다는 웁스나이스는 그냥 음악하는 사람들로 불리고 싶어했다. 인디와 인디가 아닌 것에 대한 경계는 모호하다고. 이런 그들이 16일 홍대 클럽 '고고스투'에서의 탄탄한 공연을 예고했다.
"16일 공연이 그랜드 파이널 이후 두 번재 공연이지만 이번 무대가 진짜 웁스나이스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처음으로 '고고스투'라는 클럽에서, 관객들과 호흡이 중요한 신곡 '라차차'를 선보이거든요. 탄탄한 공연이 될 것 같아요"(보컬 마호)
"무대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키보드 호재)
"라이브 공연에 오시는 분들이 저희를 좀 편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오셔서 사진 찍어달라고 하셔도 돼요(웃음)"(기타 이성풍)
인터뷰 내내 거의 말 없던 강청춘과 김승연에 대한 탐구 드럼 강청춘 본명은 강성훈인데 더 강한 인상을 주는 '청춘'이라는 예명을 택했다고. 거의 한 달에 한 두번은 드럼을 찢어먹는다는 열혈남인 그, 동시에 순수한 이미지를 풍기는 그에 '청춘'이라는 이름은 너무도 잘 어울린다. 멤버들은 그를 우리나라에 몇 없는 파워 락 드러머라고 표현했다. 빌보드 top100을 다 들어볼 정도로 팝 음악을 많이 듣는는 그는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고 웁스나이스에 담아내려고 해요. 저희가 하면 다 락이되는거죠. 공연보실 때마다 놀라고 감동받을 수 있는 무대 만들도록 멤버들 모두 열심히 노력할테니 기대해주세요"라고 전했다. 베이스 김승연 이번 앨범이 어떠냐고 묻는 질문에 그는 "좋으실 거에요"라고 짧게 대답하며 자신은 멤버중 관찰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주 조용하지만 없으면 절대 안되는 그런 존재라고. 멤버들은 김승연에 대해 원래 말은 별로 없지만 느낌이 정확한 친구라고 표현했다. 음악에 대한 느낌에 대해서는 항상 김승연씨에게 붇는다고. 대답을 길게 하면 그건 '아주 좋은 것'이라는 표시라고. 공연을 보러오는 사람들에 한 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저희 공연을 한 번 보시면 아마 계속 오시게 될 거에요. 저희 팀 이름도 기억하게 되실걸요?"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
[뉴스핌 Newspim] 오지은 기자 (melong3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