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통신 국유분야 최고 경영자들 하룻새 범법자 전락
[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 당국의 부패척결 강도가 높아지면서, 얼마전 비리혐의로 화룬(華潤)그룹 쑹린(宋林) 이사장(회장)이 현직에서 퇴출된 것을 비롯해 올해들어 국유기업 고위간부 총 27명이 줄줄이 낙마했다. 특히 한달새 조사 대상자가 급증하면서 공기업 관계자에 대한 사정바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21일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16일 중국 당국(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중뤼(中旅)그룹유한공사 총경리 왕솨이팅(王帥廷)이 화룬그룹에 재직했을 당시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중국 차이신왕(財新網)은 국유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 부총재 보치량(薄啟亮)이 역시 비리혐의로 최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하는 등 중국 국유기업 고위간부의 낙마 소식이 잇따라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쑹린 화룬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기율검사위원회에 조사를 받은 후 한달 동안 화룬그룹 내부의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당국의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 중 하나가 왕솨이팅 홍콩중뤼그룹유한공사 총경리다. 왕솨이팅은 화룬그룹 재직 당시 쑹린 회장과 매우 각별했던 사이였다고 한다.
2003년 쑹린이 화룬전력 이사회 주석직을 맡았을 때, 왕솨이팅은 화룬전력 총경리 겸 집행이사를 역임했다. 쑹린이 화룬그룹 회장직에 오른지 1년만인 2009년 왕솨이팅이 화룬그룹 부회장에 임명되기도 했다고 중국 매체는 소개했다.
왕솨이팅이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페트로차이나는 그룹 부총재인 보치량이 4월 26일부터 부총재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부총재직을 사퇴한 연유에 대해 이 날 중국 매체는 보치량이 비리 혐의에 연루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52세인 보치량은 1983년 대학 졸업 후 계속 페트로차이나에서 근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1월 그룹 부총재직을 맡는 동시에 해외석유탐사개발지사 총경리, 페트로차이나 천연가스 탐사개발공사 총경리 등을 겸임하며 페트로차이나의 해외 사업을 담당해왔다.
이튿날인 5월 17일에는 또 다른 국유기업인 광둥(廣東)성 광업자원경영유한공사 부총경리 리허핑(李和平)이 심각한 규율위반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해들어(5월 17일 기준) 총 27명의 국유기업 고위간부가 부정부패로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나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했다. 중국 공산당에 있어 당적 박탈조치는 더이상 공인으로서 어떤 행세를 할 수 없게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법적 제재와는 별개로 가장 엄중한 처벌로 여겨진다.
여기에는 쑹린 화룬그룹 회장, 쉬룽(徐龍) 차이나모바일 광둥유한공사 회장, 우저우춘(吳週春) 광둥전력공사 총경리(사장), 왕쥔궈(王俊國) 중국출판그룹 부총재 등 석유·은행·통신·관광·문화 등 분야의 국유기업 간부가 대거 포함됐다.
쑹린 화룬그룹 회장 비리 조사 소식이 전해진 한달새(4월 17일~5월 17일) 올해들어 낙마한 27명의 국유기업 간부 중 무려 절반에 달하는 13명이 부정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한편 중국 매체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비리에 연루돼 낙마한 국유기업 간부는 약 31명에 달한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