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ECB·양회 등 이벤트 확인한 후 투자
달러/원 1300원 이상 기대는 일러..신규 매수 보류
[편집자] 이 기사는 02월 26일 오전 11시2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에라 기자] ##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50대 자산가는 최근 프라이빗뱅커(PB)를 찾아가 여윳돈으로 '달러'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달러자산에 투자하라'는 말을 따랐다 짭짤한 수익을 올린데다 올들어 국내 증시가 부진하고, 당분간 매력이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선진국이나 신흥국 모두 불확실성이 커 해외투자도 마뜩잖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달러 추가 매수였다. 하지만 담당 PB는 "지금 서둘러 달러를 사지 말자"고 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과 증권사 PB센터에 달러 투자에 대한 질문이 부쩍 늘었다. 국제유가 급락, 중국 경제 부진 우려 등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하지만 PB들의 조언은 '당분간 참아라'이다. 달러 강세 기조가 더 이어질지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26~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 이 회의에서 전 세계적인 환율 변동성과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정책공조가 논의된다.
다음달에도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유럽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중국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정책공조가 진행되면 달러화의 방향도 바뀔 수 있다는 것.
김영호 KEB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PB센터장은 "중국, 유가, 지카바이러스 등 모든 악재가 모이면서 환율이 올라왔다"며 "금융위기 가능성이 큰것도 아닌데, 지금 시점에서 달러를 사는 것은 보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과거 미국 금리인상 직후 달러가 약세로 진행된 것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는 꺾일 것"이라며 "중국에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달러/원은 1300원대로 오르기 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25일 5년8개월만에 최고치인 1238.8원에 거래를 마쳤다.올해 첫거래일인 1월 4일 종가 1187.70원에 비해 4.30%나 상승(달러 강세-원화 약세)했다. 연내 1300원대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달러자산에 투자하라' 캠페인을 벌였던 대신증권과 골드만삭스 등이 올해 환율 최고치를 1300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1300원으로 오른다해도 지금 들어가서는 먹을 게 많지 않다는게 PB들의 판단이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은 "지금 달러/원 환율 1240원대에 들어간다는 것은 1400원대를 기다린다는 얘기"라며 "3월 들어 각종 대외 이벤트가 나오면 약세로 갈 가능성도 배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1250원을 넘으면 당국이 실질적 개입에 나설수도 있다"며 "3월 미국 금리인상이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이는데 유럽 양적완화 정책, 중국이 양회에서도 정책을 꺼낼 수 있어 지금 개인이 달러를 적극적으로 사는 것은 권유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일부 PB들은 기존에 보유 중인 달러 자산을 팔기도 했다. 한 증권사 PB는 "환율이 크게 빠질 가능성은 없지만, 고공권에서 1년 정도 유지하다 약세로 갈 수 밖에 없다"며 "굳이 달러를 사라고 추천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