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KODEX, 미래운용 TIGER ETF와 격차 벌려
[뉴스핌=우수연 기자] 브렉시트 충격으로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폭증하자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늘리며 활짝 웃었다. 브렉시트 결정 당일(24일) KODEX ETF 상위 3종목 거래대금은 전체 시장의 78%까지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발표되던 날 하루동안 ETF 시장 거래대금은 2조9300억까지 급증했다. 전날 거래대금(6200억원)에 비해 하루만에 5배 이상 폭증한 것. 이는 지난2011년 8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삼성자산운용 상위 3종목(KODEX레버리지, KODEX인덱스, KODEX200)이 점유율을 78%까지 크게 늘렸다. 앞서 언급한 3종목의 브렉시트 이전 한 달간 일평균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64% 수준이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KODEX레버리지와 KODEX인버스의 거래비중이 크게 늘면서 이날 전체 거래대금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독식했다. 시장이 급락하면서 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방향성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간 거래량이 급증함에 따라 8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운용이 짭짤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하루동안 KODEX 3종목 거래 대금만 2조2000억원에 달하기 때문. 삼성운용은 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에는 각각 연 0.64%, KODEX200은 0.15%의 신탁보수를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레버리지나 인버스는 상품 자체가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변동성 장에서 많이 거래되는 특징이 있다"며 "두 종목이 상호보완하면서 자산배분이나 주요한 헤지수단으로 활용, 자리매김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같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한다"며 "유형, 섹터, 테마별 다양한 종목들을 활용해 투자하면서 상호 헤지 또는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삼성운용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ETF는 변동성 장세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날 TIGER 레버리지, 인버스, 200 등 세 종목의 거래대금 점유율은 5.1%에 그치며 선두와 격차를 벌렸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증목에 거래가 집중되고 이로인해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거래 규모 자체가 큰 KODEX에 계속해서 투자자가 몰리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래 KODEX 종목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많이 분배돼 있어 유동성이 풍부했다"며 "이 같은 변동성이 자체가 스스로 변동성을 키우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보고 많은 투자자들이 또다시 KODEX 거래를 하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운용은 업계 최초로 KOSPI200과 일본 TOPIX 지수에 연동되는 레버리지, 인덱스 ETF를 홍콩시장에 상장하는 등 안팎으로 ETF 시장을 선도해왔다.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인버스 및 레버리지 ETF를 국내 시장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