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보다 앞당겨 휴가철인 8월에도 분양 강행
[뉴스핌=최주은 기자] 건설사들이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올초부터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향후 주택시장 전망이 녹록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자칫 불경기가 시작된뒤 분양에 나서면 장기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분양 비수기인 8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화성 동탄 호반베르디움'(A97) 분양에 나선다. 당초 이 단지는 오는 9월 분양 예정이었다.
중흥건설도 예정보다 한 달 앞서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10월 분양하려던 것을 앞당겨 9월 A35블럭에 아파트 '중흥 S클래스' 43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8월은 휴가철이어서 통상 분양을 피하는 시기"라며 "하지만 동탄2신도시의 경우 분위기가 좋을 때 분양에 나서야 한다고 내부에서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이 같이 분양을 앞당기는 배경에는 시기별로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린 ‘학습효과’ 때문이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말과 올해 청약 성적은 극과 극이다.
현지 시장 관계자들은 편의상 리베라CC(컨트리클럽)를 기준으로 동탄2신도시를 '북·중·남동탄'으로 나눠 구분한다. 통상 수원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도시 접근성이 높은 북동탄이 인기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북동탄' 일대는 지난해 이후 신규 분양물량이 모두 사라진 상태며 지금은 '중동탄'과 '남동탄'에서만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중동탄, 남동탄과 같은 입지나 브랜드와 상관없이 청약성적이 '널뛰기'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신안종합건설이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3·4차’(A99·A100블록)가 980가구 모집에 청약은 단 2가구만 했다. 결국 이 건설사는 분양을 취소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7월에는 부영이 ‘동탄2 사랑으로’(A31)의 계약률이 부진하자 올해 초 할인분양을 하기도 했다. 분양가를 약 2000만~3000만원 할인했다.
이에 반해 이달 제일건설이 A96블록에 공급한 ‘동탄2신도시 제일풍경채 에듀&파크’는 평균 3.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분양 취소한 신안인스빌 리베라 바로 옆 단지로 입지 여건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공급한 ‘힐스테이트 동탄’(A42)은 계약 시작 5일만에 완판됐다. 또 반도건설의 ‘동탄2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 1단지’(A80)는 일주일만에 계약을 마쳤다.
남동탄에는 '제일풍경채 에듀&파크'와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 1단지', '신안인스빌 리베라 3·4차’가 위치해 있다. 또 중동탄에는 '사랑으로 부영'과 '힐스테이트 동탄’이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분양 성적은 입지와 분양가, 평면에서 갈린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분양이 잘 된 제일 풍경채(A96)과 그렇지 신안 인스빌 리베라(A99·100)의 입지 차이는 대동소이하다. 분양가는 오히려 제일 풍경채가 더 높았다. 3.3m²당 10만원에서 많게는 67만원 가량 비쌌다.
결국 분양 시기 차이가 청약 성적을 갈라 놓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실장은 “상품이나 입지가 비슷했지만 청약 성적이 갈렸던 두 곳은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해 보다 올해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더 호조를 띈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입지와 가격 차이가 원인이 아니라면 공급 부담을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며 “지난해 공급량이 많아 수요자들이 청약을 꺼렸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