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계엄군에 희생 시민군 영혼결혼 헌정곡
금지곡에서 1997년 기념식 제창곡으로
2009년 공식 제창곡 제외, 2011년 합창
[뉴스핌=황유미 기자]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모든 참석자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다. 2009년 합창 방식으로 바뀐 이후 9년 만이다.
5·18 당시 계엄군에 희생된 시민군의 영혼결혼식에 대한 헌정곡으로 만들어져, 이후 금지곡에서 기념식 제창곡, 합창곡 그리고 다시 제창곡으로 바뀐 '임을 위한 행진곡'의 굴곡진 역사가 주목받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중 계엄군에 희생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졌다. 재야 운동가 백기완씨의 시 '묏비나리'를 소설가 황석영씨가 다듬어 가사를 썼고 당시 전남대 재학생 김종률씨가 작곡했다.
1982년 두 사람에게 헌정한 음악극 '넋풀이'의 수록곡으로 처음 쓰였다. 이후 5·18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곡이 됐으며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위현장에서 대표적인 민중가요로 애창됐다.
금지곡이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5·18 기념식이 정부 주관으로 열리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제창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보수진영에서 이 곡의 '임'이 북한의 '최고 존엄'을 상징한다거나 북한 영화에 나오는 곡이여서 국가 공식 행사에서 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국가보훈처는 2009년 5·18 기념식 식순에서 제외했다. 식전 행사에서 제창하는 것으로 했다.
2011년부터는 참석자들이 노래를 함께 부르는 제창이 아닌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 방식으로 바꿔 불리게 됐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하는 별도 기념곡을 제정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자 국회는 2013년 5·18 공식 추모곡 지정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공약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내세웠고, 취임 사흘째인 지난 12일 이를 관련부처에 지시했다. 이로써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17년 5월 18일 9년 만에 제창된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