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실적 부진에 책임론..강도 높은 추가 구조조정 불가피
10여곳 부실 가능성 조사 중..3월 주주총회 뒤 효율성 제고 마련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19일 오후 5시2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최근 매각무산과 해외손실로 된서리를 맞은 대우건설이 이르면 3월 임원을 줄이는 것을 비롯한 강도 높은 인력·조직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2개 분기 연속 부실한 성과를 거두자 매각 무산 및 장기화 우려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의 하락 가능성까지 검토되고 있어서다. 임원을 줄이는 것과 함께 부장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의 지속적인 실시 그리고 조직 축소 등이 함께 시행될 전망이다.
19일 건설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이후 대우건설의 조직을 더욱 슬림화하고 임원을 감원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작년 4분기 모로코 사피 현장의 손실 3000억원이 문제가 됐는데 저가 사업장으로 꼽히는 10여 곳의 손실 가능성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며 “해외 손실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조직적인 문제와 경영 효율화를 더 높이는 방향에 대해 논의 중으로 3월 주주총회 이후 강도 높은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사진=이동훈기자> |
특히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조직과 인력이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기업 매각을 앞두고 부실 가능성을 모두 회계에 반영하는 작업을 벌였지만 부실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 현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은 작년 두 차례에 걸쳐 대우건설 조직을 슬림화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작년 11본부 1원 2실 50담당 101팀이었던 조직을 8본부 1원 37실 98팀으로 축소했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임원 수도 급감했다. 지난 2016년 초 100명이 넘던 임원 수는 그해 연말 56명으로 줄었다. 작년 말에는 44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연간 매출 10조원이 넘는 대형 건설사 중 가장 적은 임원 수다.
또다시 인력과 조직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임원수는 30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부장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강도 높게 이뤄질 예정이다.
당장 대우건설이 재매각 절차가 들어갈 수 없다는 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되는 이유다. 본계약 직전에 매각이 무산됐지만 예비입찰, 본입찰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건설업황 부진과 해외 잠재손실 가능성에 글로벌 기업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다.
사실상 인수 후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매각을 다시 진행할 경우 산업은행의 투자 손실이 막대하고 헐값 매각 논란도 불거질 수밖에 없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분위기다. 이미 신용평가사들은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해외사업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특히 오지로 평가되는 지역의 공사 현장이 많아 해외부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만큼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