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중·미(中美) 무역 갈등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 내부에서 제기됐다. '중국제조 2025' 정책은 중국 정부가 자국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중웨이 교수<사진=바이두> |
홍콩 매체 SCMP에 따르면, 베이징사범대학(北京師範大學)의 중웨이(鐘偉)교수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일으키는 '뇌관'으로 지목했다. 이는 기존의 중국 정부 입장과는 상반된 주장이다.
중웨이 교수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단순한 산업 육성 정책으로 여기지 않고, 중국 정부의 편법적인 기업 자금 지원 경로로 판단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공정 경쟁을 해친다고 보고,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비판해왔다. 미국이 지난 5월 29일 500억달러(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한 것도 ‘중국제조 2025’ 계획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이런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중국제조 2025 계획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회사들을 배제않는다. 미국이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문제 삼는 것은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학자가 중국제조2025 계획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정부의 전략 수정을 제안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웨이 교수는 "외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국가 발전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가이드라인'으로만 활용하고, 세부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중국 반도체 기업의 향후 시장 점유율 목표와 같은 세부 지침이 삭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내용이 중국의 공정한 시장 환경에 대한 외부세계의 의구심과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 자체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중 교수는 “ 당국이 이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력,예산 등 구체적인 자원 분배를 위한 세부적인 액션 플랜이 없다”며 “한 국가의 핵심 경쟁력 향상은 기술 구매나 성급한 행동을 통해 실현될 수 없다”며 이 계획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미 양국의 3차 무역협상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양국은 미국제품 구매 확대, 무역흑자 축소,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산업 보조중단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어떤 합의안 발표나 공동성명 채택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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