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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만나 더욱 즐거워지는 전시…예술과 기술의 상관관계는

기사입력 : 2018년06월29일 08:49

최종수정 : 2018년06월29일 08:57

줄리 마틴 "예술·기술의 만남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 확대 보여줘"
여경환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인간 소외문제 성찰하는 자세 필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나의 심장 박동은 빛으로 바뀌어 어두운 공간을 비추고, 나의 숨은 구름이 되어 공중을 떠다닌다. 과학 기술이 예술과 만났더니 벌어진 일이다. 서로 다른 두 분야가 탄생시킨 예술 작품은 미술관으로 오는 관객의 발걸음을 더욱 앞당긴다.

'4차산업혁명시대'가 화두인 요즘 미술관들이 부쩍 과학과 예술을 결합한 전시를 한창 선보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시장에 큰 놀이터를 만들고 싶어 기획한 라파엘의 '샌드 박스'. 위 사진은 산타모니카 비치를 따온 인공 놀이터. 아래는 작은 모래 박스 위의 장난감 모형. 이 모형들이 빛에 반사되면서 인공 놀이터에 투사된다. 2018.05.03 89hklee@newspim.com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지난달부터 개관 기획전으로 라파엘 로자노해머의 '라파엘 로자노 해머: 디시전 포레스트(Dicision Foreset)'를 기획해 전시중이다.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라파엘 로자노 해머는 미술관을 거대한 놀이터로 만들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샌드 박스(Sand Box)'는 자동차, 모형 등이 담긴 소형 모래 박스가 실내에 재현된 모래사장에 투사되면서 관람객은 작은 모래 박스의 이미지와 실제 사람의 크기, 특수효과로 인한 거대한 손의 크기 등이 빛으로 펼쳐진다. 실재와 가상이 넘나드는 재미를 가로 13m, 세로 13m 크기의 실내 놀이터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 작품은 2010년에 만들어졌고, 사용된 기술 장비도 생각보다 간단하다. 적외선 감시 카메라, 적외선 조명, 컴퓨터, 산업용 카메라, 프로젝터, 오픈프레임웍스 프로그래밍 등이다. 2006년 240개 백열전구로 사람의 심장 박동을 기억하고 보여주는 작품 '펄스 룸(Pulse Room)'도 간단한 원리로 제작됐다. 심장 박동 센서로 관람자를 기록하고, 델파이 프로그래밍으로 구성한 것이다.

앤디 워홀은 공학자 빌리 크리버와 '은빛 구름'을 만들었다. 떠다니는 전구를 상상한 앤디 워홀은 빌리 크뤼버의 기술적 조언을 받아 샌드위치 포장재에 헬륨가스를 넣어 '은빛 구름'을 완성했다. 백남준은 '자석 TV'(1865)로 TV에 자석을 댔을 때 자기장으로 화면에 다양한 색과 형태가 만들어내는 추상을 선보이며 미술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백남준 '다다익선' 89hklee@newspim.com

라파엘 로자노해머와 앤디 워홀, 백남준이 이끈 작업의 바탕은 기술을 통한 '유희'다. 라파엘로자노해머는 "기술의 양면성이 주는 '유희'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CCTV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지만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는 시선으로 그는 '줌 파빌리온(Zoom Pavilion)'을 만들었다. 라파엘은 "기술이 예술적으로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기술에 포커스를 맞춰 작품을 구상한다"고 말했다.

백남준의 작품에서도 '유희'를 느낄 수 있다. TV모니터를 조합해 만든 '거북' '로봇'을 보면 웅장함 속에서도 친근함과 즐거움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동양과 서양, 현대와 과거를 아우르는 그의 작업 역시 흥미를 돋운다.

백남준과 함께 예술가와 공학자들의 집합단체인 'E.A.T(Experiments in Arts and Technology)' 활동을 한 앤디워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유희' 공간을 만들어냈다. 현재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 '은빛 구름'이 관람객에게 선사하는 감동은 어떤 모습인지, 그의 작품이 관객에게는 '어떤 공간'으로 작용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앤디 워홀, 은빛 구름(Sliver Clouds), 1966년, 마일라 풍선, 각 88.90×121.92㎝, 앤디워홀 미술관 소장

E.A.T 멤버인 줄리 마틴은 '예술과 기술의 실험(E.A.T.): 또 다른 시작'전 기자간담회에서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예술의 확장을 이끌어 냈다고 해석했다. 줄리 마틴은 "단순히 기술을 이용해 예술품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없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은 더 많은 가능성과 탐구, 즐거움을 동반하며 사회 참여와 같이 여러 분야에서 예술의 영향이 뻗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최근 서울시립미술관은 '디지털 프롬나드'전을 통해 최신 기술이 접목된 폭넓은 디지털 기술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음성인식, AI, 딥러닝, 로보네틱스, 프로젝션 맵핑 등이 결합된 작품 '깊은 숨'이다. 조영각 작가는 '깊은 숨'을 통해 최첨단 기술로 인간과 사회, 기계가 맺어지는 새로운 관계를 보여준다.

조영각, <깊은 숨>,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PC, 산업용 로봇팔(KUKA KR AGILUS), 프로젝 터, 웹캠, 강철프레임, 채이너 패스트 뉴럴 네 트워크 라이브러리, 600x300cm(가변크기), 2018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로봇팔은 다양한 사회의 지표 값(예, OECD 기준 통계)은 소리값으로 변환되고 이 지표에 맞게 움직인다. 로봇의 맞은 편에는 스크린과 카메라가 있는데, 카메라가 관람객과 로봇을 담고 스크린에 이들을 비춘다. 그리고 스크린에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 20점을 딥러닝한 결과물(색채, 구성 등)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이렇게 스크린 안에서 인간과 사회, 기계가 공존하며 '숨'을 나누게 된다.사회를 향한 예술가의 시선에 최신 기술이 더해진 결과다.

서울시립미술관 여경환 큐레이터는 예술과 기술의 상관 관계에 대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최신 기술의 엣지한 면을 예술로 담아내면서 예술의 새로운 변화와 방향을 제시하고 미디어 아트의 영역의 확장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사회를 되짚어보고 성찰하는 자세다. 예술가들 역시 이를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가의 역할은 '인간적인 것들을 어떠한 형태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이 소외되는 부분에 대한 관심을 놓쳐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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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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