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본선 진출’ 명령에도 16년째 예선 탈락
열악한 축구 시설… 축구 공간 턱없이 부족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중국 축구는 인프라∙시스템∙열정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있다'
정부차원의 지원 육성에도 중국축구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데 대해 중국 사회 일각에서 따가운 질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문난 축구광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공개적으로 ‘본선 진출’과 ‘월드컵 개최’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당국은 ‘축구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국가 측면의 축구 발전을 추진하고 나섰다. 축구 개혁 방안에는 ▲주요 목표 ▲관리기구 ▲프로구단 설립 ▲축구학교 ▲인재 양성 ▲경기장 건설 및 관리 ▲투자 시스템 완비 등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2025년까지 5조 위안(약 844조5000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는 ‘축구 굴기’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별로 달라지는 게 없고 이렇다할 성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은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때 한번을 제외하고는 16년째 예선 탈락의 비운을 맛봐야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란∙사우디아라비아∙호주가 월드컵에 나서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이에 현지 매체 소후(搜狐)가 ‘중국은 왜 번번이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자국 축구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소후는 ‘축구 약체 중국’을 만드는 원인으로 가장 먼저 ‘열악한 하드웨어 축구시설’을 꼽았다.
매체는 “중국의 대부분 공터는 태극권(太極拳) 하는 노인을 위한 곳”이라며 “어린이를 위해 준비된 공터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잔디밭은 곳곳에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쓰인 팻말이 설치돼 있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못되는 상황이다.
이어 “중국 정부의 ‘축구 개혁’에 따라 수많은 학교가 축구장을 설치하고 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달걀로 바위 치기’라는 속담을 사용해 중국 축구시설의 한계점을 설명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축구 굴기’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축구는 아직까지 저조한 성적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 = 바이두> |
청소년 축구의 기량을 향상시킬만한 훈련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중국 축구의 큰 문제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후는 “인구는 14억이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 수도 엄청난데 이들에게 체계화된 축구 훈련을 시킬 환경은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과학적 축구 교육 시스템도 준비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소후는 ‘광저우헝다(廣州恒大)’와 ‘산둥루넝(山東魯能)’을 예로 들었다. 매체는 “해당 클럽 모두 축구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지만 뛰어난 선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공하는 훈련도 해외 축구 강국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력’도 중국 추구 부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매체는 “중국 축구선수는 기술과 열정이 모두 부족하고 성격만 불같다”며 “모든 정신을 경기에 집중시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소후는 예로 상하이상강(上海上港)의 왕선차오(王燊超) 선수를 언급했다. 지난달 9일 열린 FA컵 4강전에 처음 출전한 그는 두번의 수비 실책을 범했다. 그날 경기는 결국 상하이상강의 패배로 끝났다. 경기 패배에 아랑곳 않고 그는 다음 경기에 팔찌를 착용하고 나왔다. 네티즌은 “뉘우치기는 커녕 몰래 팔찌를 차고 나왔다”며 “선수로써 자질이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엄청난 비난속에 왕선차오의 이름은 경기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네티즌은 “중국 국가대표 축구 선수가 경기에서 보여준 건 재앙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마르첼로 리피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근 몇몇 경기를 치른뒤 열정이 부족한 일부 선수들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기도 했다.
경기당 100km 정도 뛰는 외국 선수들에 비해 중국 선수는 평균 50~90km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바이두> |
마지막으로 소후는 경기 도중 중국 선수의 뛰는 거리가 다른 나라 선수에 비해 턱없이 짧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경기당 선수들은 100km 정도 뛴다. 유명 선수는 120km까지 뛰기도 한다. 소후에 따르면 중국 축구 선수는 경기당 평균 50~90km 정도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차이가 극심하다”며 “특히 공을 갖고 있지 않을때 중국 선수는 극히 적은 움직임을 보였다”고 밝혔다.
소후는 “결국 선수의 체력 차이와 자리선정 능력 부족”이라며 “뛰는 거리만 계산해보면 중국 선수 11명이 외국 선수 22명과 함께 경기하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개인 성적만 중요시하는 개인주의 문화’ ‘협회와 구단의 의견 차이’ 등이 중국 축구의 발전을 방해하는 요소로 손꼽혔다.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