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화재 발생에 뒤늦게 인천 소방서와 합동점검 추진
5년간 안전사고 150여건... 점검 권한없는 뿌리산업 안전 컨트롤타워
[서울=뉴스핌] 오찬미 기자 =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인천 남동공단 사고 이후 특별점검에 나선다. 그러나 합동점검에 시정권한이 없고 조사 인력도 부족해 '무늬만 점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사고현장 접근권도 없는데 재난관리 책임기관?
산단공은 지난달 21일 인천 남동공단 화재 사건 발생 이후 긴급 합동점검 추진에 나선다. 이 화재사고로 10여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이달 인천소방본부와 협의해 첫 안전점검을 시작하려 한다"며 "연면적이 어느 정도 이상되는 기업을 선정해 소방안전점검을 하려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국가산업단지 사고발생 건수는 감소추세지만 아직도 매년 10건 이상 발생한다. 발생 건수는 2014년 44건, 2015년 40건, 2016년 31건, 2017년 19건, 2018년 9월 기준 15건이다. 이마저도 사망사고나 재산 피해 1억원 이상되는 사고, 유해 화학 물질 누출 사고 등 중대한 사고만 집계됐다. 부상만 당하는 경우에는 별도 사고집계가 이뤄지지 않는다.
산단공 관계자는 "화재 사고, 화학물질 유출 사고, 지게차 전복 사망 사고, 기계 프레스 사망 사고 등 안전보건법상의 사고를 집계한 것"이라며 "사망사고나 재산 피해 1억원 이상되는 중대한 사고만 집계한 거라서 실제 사고발생 건수는 이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산단공이 현장 점검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개선책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산단공은 자체적으로 현장 점검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다만 소방서,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과 협업해 합동 안전점검을 할 수 있다.
독자적인 점검권한이 없는 만큼 해당 담당자를 안내하는 역할에 그친다. 문제점이 발견되도 시정 권한도 없어 시정조치 명령이나 과태료 부과도 할 수 없다. 산단공 관계자들이 재난안전관리 책임기관임에도 실질적 권한이 없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이유다.
산단공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안전 및 화재교육, 지진대피훈련과 같은 예방 교육에 국한된다. 제대로 된 안전 컨트롤타워 없다보니 국가 제조업의 뿌리를 담당하고 있는 산단에서 해마다 사상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8월 21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17블록에 있는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본사에서 전기누수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인천소방본부] |
◆ 뿌리산업 안전관리 맡겼으면 권한·인력도 줘야
뿌리산업이 집적돼 있는 산단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사고마다 관할 부처 및 소관이 다르기 때문에 뿌리산업의 안전을 책짐지고 안전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단공 관계자는 "사고 내역별로 권한 및 관리 감시 부처와 사고원인 조사 기관이 다르다"며 "국가산업단지 내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되면 환경부 소관이고, 손가락 절단 및 추락 사고는 고용노동부 소관, 화재 사고 같은 경우에는 지자체 소방서 소관"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단공은 산단 재난관리책임기관이라고 하지만 사고현장 접근권이 없어서 집계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산단공은 재난관리 책임기관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실질적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단공 관계자는 "지난 구미 불산사고 이후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지정됐지만 실질적 권한은 없다"며 "점검권한이 없다보니 시정조치명령권, 과태료 등 시정권도 없다. 권한을 갖기 위해서는 관련 내용이 법령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확충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단공 관계자는 "안전인력이 28명이었다가 최근 한명 더 충원돼 29명"이라며 "업체를 다 점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최소 대응하려고 해도 적어도 100명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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