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기지 보도...야당 "靑, 북한 대변인 자처"
트럼프 '가짜뉴스' 트윗 후 보수 양당 지도부, 언급 안해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북한 비밀미사일 기지에 대해 청와대가 두둔했다면서 맹비난했던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당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짜뉴스' 지적 후 침묵했다.
청와대가 전날 밝힌 입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 일치하자 논란 확산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북한 내 미신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20곳의 미사일 기지 중 최소 13곳을 확인했다'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발표와 관련, "청와대가 오히려 두둔하고 나섰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미국의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가 공개한 북한의 삭간몰 미사일 기지 위성사진 [사진=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 홈페이지] |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속이기를 여반장(如反掌)하듯 한 과거 북한의 태도를 보면 놀랍지도 않다”며 “문제는 미사일 기지발견에 대해 “북한이 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해당 기지를 폐기하는 게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며 북한을 두둔하고 나선 청와대의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북한 미사일 기지를 옹호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는 '이미 알고 있었다, ICBM과 무관한 단거리 미사일용 시설에 불과하다, 북한은 미사일 기지 폐기는 약속한 적이 없다'는 어이없는 논리를 내세우며 또 다시 '북한 대변인'을 자처하는 모습이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CSIS 발표는) 한미 정보 당국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내용”이라며 “북한이 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 없고, 해당 기지를 폐기하는 게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북한의 미사일 개발 기지에 대한 뉴욕타임스(NYT)의 기사는 부정확하다”면서 “우리는 이 기지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으며 이것을 논의 중이고 새로운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함에 따라 덜컥 청와대를 비판했던 야당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관련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일부 언론과 야당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격렬히 반응하며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대화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