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당첨 커트라인 최저 64~69점...3~4인 가족의 '만점'
전문가들 "내년 4월 이후 청약 커트라인 더 높아질 것"
경쟁 낮은 서울 지역이나 수도권 등 '틈새지역' 노려야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아파트값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임박하자 청약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청약 고점자들이 청약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어서다. 서울 강남권은 60점대 보유자도 안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지난 9월 말부터 서울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평균 50점 후반~70점에 달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은 당첨 커트라인이 최저 64~최고 69점에 달했다.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이다. 64점은 3인 가족, 69점은 4인 가족이 채울 수 있는 최고 가점이다. 무주택 기간이 15년(32점) 이상,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17점)을 넘은 세대주가 배우자와 자녀 등 부양가족 2인(15점)과 함께 살아야 64점을 받을 수 있다. 69점을 받으려면 여기에 부양가족 1인이 더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난 9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이 개관해 시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2019.09.20 alwaysame@newspim.com |
이번달 롯데건설이 강남구 대치동에 분양한 '르엘 대치'는 당첨 합격선이 최저 64점~최고 69점에 달했다.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당첨 커트라인이 최저 69점~최고 79점에 달했다. 79점은 5인 가족이 채울 수 있는 최고 점수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인 지난 9월 말 삼성물산이 강남구 삼성동에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는 당첨 커트라인이 최저 64점~최고 79점에 수준이다.
서울 내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지역도 당첨 가점이 평균 60점에 달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당첨 가점이 크게 뛰자 다른 지역에도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앞으로 공급물량이 위축될 거란 우려도 크다.
동부건설이 강서구 방화동에 분양한 지난달 초 '마곡 센트레빌'은 당첨 커트라인이 최저 54점~최고 69점, 계룡건설이 성북구 보문동에 분양한 '보문 리슈빌 하우트'는 최저 57점~최고 79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청약 당첨 가점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유예가 끝나는 내년 4월 이후 고점 무주택자들이 본격적으로 청약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후에는 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길이 없게 된다. 이에 가능한 빨리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인 내년 4월 이전까지는 고점 수요자들이 청약을 미루면서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질 수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강남권을 비롯한 강동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당첨 가점이 70점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 가점별로 지역과 단지를 선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청약 가점이 당첨을 확신할 수 없다면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서울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으로 우회하는 편이 낫다.
이 전문위원은 "청약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들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당첨 가점이 낮은 틈새지역을 공략해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청약 가점이 낮아 서울에서 당첨되기 어렵다면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 입지가 좋은 단지를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위례신도시를 비롯한 지역은 한때 미분양이었지만 뛰어난 입지와 거주환경으로 시세가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강남구 8개동(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동) ▲서초구 4개동(잠원·반포·방배·서초동) ▲송파구 8개동(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동) ▲강동구 2개동(길·둔촌동) 등 총 27개동이다.
현재 분양 단지의 전용면적 85㎡ 이하는 수도권 공공택지와 투기과열지구에서 100% 가점제 비율, 조정대상지역에서 75%를 적용한다. 전용 85㎡ 초과는 공공택지나 규제지역은 30~50%까지 가점제, 나머지 물량은 가점제에서 떨어진 청약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주인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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