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 교체수요에 계절적 요인 더해 1분기 정점
2020년 총 PC출하량은 전년대비 6% 감소할 듯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7 기술지원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PC시장이 막판 특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운영체제(OS) 교체와 더불어 사용 중인 구형 PC도 함께 바꾸려는 수요가 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점쳐져서다.
교체수요가 마무리되면 올해 총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 있어 사실상 PC제조사에는 지금이 매출을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다.
8일 한국IDC는 최근 발표한 '국내 PC시장 연구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지난해 4분기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포함한 PC 출하량이 전년보다 11.4% 증가한 95만대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PC 분기별 출하량은 지난해 2분기부터 몸집을 키우다 지난 3분기부터 두 자릿 수 성장률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 전년 동기대비 출하량이 5분기 연속 내리 역성장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 일주일 남은 '윈도7' 기술지원 서비스 '반짝성장' 견인
국내 PC시장은 지난해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내리 역성장을 거듭하다 2분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연간 출하량도 늘었다. 한국IDC는 지난해 총 PC 출하량이 440만대로 전년(424만대) 대비 3.8%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오는 14일까지인 MS의 윈도7 기술지원 서비스 기한은 정체돼 있던 PC시장에서 이례적인 '하반기 두 자릿 수 성장'을 견인한 주요 요인이다.
기술지원 서비스가 종료돼도 윈도7을 계속 쓸 수는 있지만 보안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MS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지원 종료시점 이전 MS의 최신 OS인 윈도10으로 교체할 것을 권고해왔다. 약속된 10년의 제품지원기간이 끝나면 MS가 더 이상 새로운 보안 취약점과 버그를 개선하는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윈도XP의 기술지원이 종료된 후 랜섬웨어 '워너크라이'가 윈도XP의 취약점을 틈타 전 세계 150개국에서 30만대 이상의 PC에 피해를 입혔던 사례도 있다.
지난해부터 PC업계는 MS 지원종료로 인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박선정 델 테크놀로지스 상무는 "올 하반기 윈도7 교체수요로 기업용 PC시장이 반짝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도 이 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MS와 IT시장조사기관 테크아일(Techaisle)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윈도7 지원종료로 인해 최신 PC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가 75%에 달했다.
◆ PC 출하량, 1분기 정점찍고 내림세로…올해 총 판매량 감소 전망
여기에 계절성 요인이 더해져 올 1분기 PC 출하량이 가장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보통 PC시장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1~3월에 가장 판매량이 높고 하반기에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고하저'의 모습을 띤다.
PC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시장의 윈도7 교체수요와 소비자용 시장의 신학기 전자제품 수요가 맞물려 올 1분기 출하량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 한 해 총 판매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총 PC출하량을 당겨왔기 때문이다. 한국IDC가 최근 전망한 올해 총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7만대(-6.13%) 줄어든 413만대다.
권 이사는 "PC시장이 크려면 교체수요가 아닌 신규수요가 나타나야 하는데 신규수요를 만드는 사무직 취업률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계속 정체될 수밖에 없다"며 "올 초 교체 작업이 대부분 완료되면 시장 포화로 중장기적 수요 하락이 예상돼 관련 업체는 매출보다 수익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