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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가 90%인 국내리포트...개미도 '외국계 리포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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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매수 리포트 비율 90% 이상
외국계는 50% 안팎..."공격적 투자 시각"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 개인 투자자 최모(37) 씨는 지난 8월부터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종목 분석 리포트를 찾아 읽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주요 참고 자료로 활용했지만, 번번이 매수만 권하는 리포트는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초보인 최씨는 6개월 간 국내 애널리스트가 매수하라는 종목에 주로 투자했으나, 번번이 예측이 빗나가면서 적잖은 손실을 본 상황이다.

최씨는 "주식카페에서 다른 회원들이 외국계 증권사의 유료 리포트를 요약, 번역해 올려놓는 경우도 많아 늘 찾아 읽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무조건 매수하라는 국내와 달리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국내 종목들을 분석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일명 '스마트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외 종목을 가리지 않고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를 찾아 읽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매수' 일색의 리포트만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3년여간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면서 이 같은 리포트를 구해 주식카페 등에서 공유하는 사례들도 눈에 띄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의 매수 리포트 비율은 대부분 90% 이상을 훌쩍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비율을 살펴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키움증권이 97.6%로 가장 높고 ▲신한금융투자 95.2% ▲하나금융투자 94.3% ▲대신증권 92.5% ▲미래에셋증권 91.7% 순이다. 90% 이하 비율은 ▲한국투자증권 89.5% ▲삼성증권 87.1% ▲KB증권 82.9% ▲NH투자증권 82.0% ▲메리츠증권 80.9%으로 나타났다. 국내 10대 증권사의 리포트 10건 중 최소 8건 이상은 매수 의견인 셈이다.

반면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의 매수 리포트 비율은 50% 안팎에 불과해 국내 증권사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모간스탠리가 42.7%로 가장 낮았고 ▲골드만삭스 50.2% ▲JP모간 51.3% ▲유비에스 53.8% ▲크레디트스위스 55.6% 등의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매수 리포트 비율이 큰 격차를 보이는 건 국내·외 증권사의 조사 환경이나 투자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는 각 기업과의 관계나 향후 영업 제반 구축, 정보 제공 등을 위해 매도 의견의 리포트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특히 거시적인 관점보다는 개별 종목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확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형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매도해야 할 종목을 매수 의견을 내는 것은 아니고 매수를 추천하는 종목에 대해 리포트를 낸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담당 기업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매도 리포트를 내면 그 뒤로는 협조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반대로 외국계 증권사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투자등급을 구분하고 그 안에서 개별 종목을 평가하기 때문에 중립(보유)이나 매도 의견을 자유롭게 내는 경향을 보인다.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의 예측 정확성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지만, 리포트 자체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계 증권사의 매수 리포트 뿐만 아니라 매도 리포트도 반드시 찾아 읽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5월 25일 크레디트스위스는 LG화학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내고 목표 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 여파로 리포트가 나온 당일부터 이틀간 LG화학의 주가는 6.73%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기업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어서 공격적인 내용의 리포트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 증권사들도 리서치센터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중립, 매도 의견의 리포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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