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가면제 이론' 내세워 무대응으로 일관
대리인 "자료 송달 계속 안되면 재산조회 신청"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일본 정부가 한국 내에서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공개하라는 명령에 불응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21일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재산명시 신청의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재산명시 관련 자료가 송달되지 않으면서 기일이 연기됐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꽃이 놓여 있다. 2022.03.16 kimkim@newspim.com |
재산명시기일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하는 절차로 반드시 채무자가 직접 출석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 측은 재산명시기일에도 불출석했다.
피해자들의 법률대리인인 김강원 변호사는 "일본 측에 재산명시 관련 자료들의 송달이 계속해서 이뤄지지 않아 집행불능으로 넘어갈 경우, 재산조회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주권 국가는 다른 국가의 재판관할권에서 면제된다는 '국가면제 이론'을 내세워 소송 절차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지난해 4월 일본 정부의 한국 내 재산을 공개해달라는 재산명시 신청을 제기했다. 그리고 같은해 6월 남 판사는 "채무자(일본국)는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재산명시기일에 제출하라"고 결정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