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동양생명 이달 운전자보험 출시
도로교통법 개정, 운전자 책임 확대로 수요 증가
삼성화재·하나손보 등 보험 보장 강화해 방어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도로교통법 개정과 휴가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자동차 운행량 증가에 생명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손해보험사와 경쟁에 나섰다. 지난 28일부터 사고부담금 한도가 폐지되면서 손해율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운전자보험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생보사의 운전자보험은 3대 특약을 판매할 수 없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은 이달 운전자보험을 출시했고, 다른 대형 생보사들도 운전자보험 출시를 검토 중이다. 우선 NH농협생명은 지난 11일 자동차 사고 상해 보장을 추가한 '뉴(New) 삼천만인NH재해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보험기간 중 자동차 사고로 상해가 발생했을 때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1~14급까지 등급에 따라 치료비를 보장한다. 80세까지 운전자만 가입할 수 있으며, 40세 남성 기준 월 보험료는 3만9200원이다.
김인태 NH농협생명대표(왼쪽) 가 직원과 함께 태블릿PC를 활용해 신상품 `New삼천만인NH재해보험(무)`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NH농협생명] 이은혜 기자= 2022.07.29 chesed71@newspim.com |
동양생명도 이달 자동차 사고 부상 치료 등 재해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무배당 수호천사 내가 만드는 상해보험'을 출시했다. 주계약을 통해 재해 사망을 보장하며, 자동차 사고 부상 치료 특약 등을 통해 자동차 사고 부상 치료, 교통 재해시 골절·수술·입원까지 보장한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로 사망 혹은 12대 중과실 사고를 낸 경우 발생하는 형사 및 행정적 책임을 보상하는 상품으로, 횡단보도나 스쿨존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형사합의금이나 벌금, 변호사 선임 비용, 치료비 등을 보장한다. 장기 상해보험 상품이나 자동차보험에 특약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운전자보험만 단독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과거 운전자보험은 주로 손보사가 판매했으나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보행자 보호 의무'가 강화되고 운전자 책임이 확대되면서 과실에 대비하려는 운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자 생보사들도 운전자보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다만, 보험업법 규제로 사고 발생 시 운전자보험의 3대 특약으로 꼽히는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변호사선임비용 ▲벌금 등을 판매하기 어려워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생보사 관계자는 "생보사가 운전자보험 상품을 내놓는 것은 그만큼 성장률이 둔화됐고, 새로운 먹거리가 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보험의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비결로 꼽힌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운전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19년 63.3%에서 지난해 58.4%로 3년새 5%포인트(p) 감소했다. 이는 그만큼 수익성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맞서 손보사들도 기존에 출시했던 운전자보험의 보장을 강화해 경쟁력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화재는 다이렉트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의 보장한도를 최대 2억원으로 확대하고 '자동차사고 민사소송 법률비용손해' 특약을 추가했다. 자동차사고로 법원에 민사소송이 제기돼 판결, 소송상 조정, 소송상 화해로 종료된 경우 변호사 비용, 인지대, 송달료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하나손해보험도 운전자보험의 14급 '자동차사고 부상치료비'를 최근 80만원까지 확대했다.
[사진=삼성화재] 이은혜 기자= 2022.07.29 chesed71@newspim.com |
지난 28일부터 사고부담금 한도가 폐지되면서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율이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험업계 내 운전자보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생보사 관계자는 "전체 보험업계 내에서 운전자보험 시장이 확대되면서 생보사와 손보사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생보사가 운전자보험에서 판매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담보와 함께 끼워 팔면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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