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정치

속보

더보기

[중국전문기자 최헌규의 리얼차이나] <25> 공산당 체제선전 강의실로 둔갑한, 천안문 코앞 화폐 박물관

기사입력 : 2024년06월04일 13:28

최종수정 : 2024년06월19일 23:55

중국 국공내전 당시 미군, 국민당 지폐로 담뱃불
통화는 국력의 상징, 위안화 미국 맹공에도 건재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베이징 인민대회당 바로 남쪽, 텐안먼(天安门, 천안문) 광장 서편에 아담한 근대 양식의 3층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은 중국 왕조 시대 돈의 역사를 전시한 중국 첸비(錢幣, 돈) 박물관으로 중국 초기에는 인민은행 건물로 사용했다고 한다.

박물관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돈 박물관'의 개요와 국공채 역사, '항미원조(한국전쟁)' 전쟁 당시 '국민 모금' 운동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한국전 관련 자료는 우리에게 썩 개운치 않은 내용으로, 항미원조 전쟁 당시 중국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전 지원군을 위해 기부금을 갹출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2층에는 상나라 주나라 시대 조개 화폐와 청동 화폐 등 옛날 화폐의 역사가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최초의 구멍 뚫린 동전 진(秦)나라 때의 반량전도 전시되어 있고 한무제 때 실크로드를 통해 중서남 아시아로 무역이 확대되면서 우주전 화폐가 널리 통용됐다는 설명도 눈에 띈다. 당나라 화폐 역사 부스에는 당의 번영 시기 육해상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무역이 발전하고 외국(신라 대식국 천축국 일본)과의 교역이 활발했고, 외국의 금 은화가 장안(서안)에서 널리 통용됐다고 적혀 있었다. 마치 현재 중국의 신실크로드, 일대일로(육로와 해상 실크로드)를 설명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박물관 3층으로 올라가자 한때 세계 최대 강국이었던 청나라 화폐의 역사가 맨 앞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강희제와 건륭제 때 나라 경제가 번영하면서 은량 화폐가 널리 통용됐음을 소개하고 있었다. 민간 무역이 왕성해짐에 따라 외국에서 은화가 대량 유입됐다는 대목은 수출 무역으로 G2의 지위에 오른 공산당 시대의 신중국을 떠올리게 한다.

옆 전시실엔 중국에 주둔했던 미군 병사가 지폐를 라이터 삼아 담뱃불을 붙이는 사진이 전시돼 있다. 부녀자가 수레 한가득 돈을 싣고 장을 보러 가는 장면도 보인다. 또 다른 사진을 보니 시장에서 물건을 넘기고 거래를 마친 장사꾼들이 쌀자루보다 두 배나 더 큰 돈 자루를 인력거에 싣고 있다. 국민당 시절 망국적 인플레이션을 설명하는 전시물이다. 국민당 정권하의 살인적인 인플레와 경제 실패는 결국 권력 붕괴를 초래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베이징 화폐박물관에 미군병사가 지폐로 담뱃불을 붙이는 장면등 국공내전 말기 국민당 정부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 또다른 사진에서 한 주민은 장을 보기위해 돈다발을 보자기에 싸고 있고, 거래를 마친 상인들이 마대 자루에 돈을 담아 수레에 싣고 있다.  사진=뉴스핌 촬영.   2024.06.04 chk@newspim.com

 

국공내전 말기인 1948년과~1949년 국민당 정부는 살인적 인플레와 재정위기에 직면했으며 경제가 거의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금원권 7억 5,000만 위안 대 1 은원(銀元)권으로 통화개혁을 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했다. 국민들은 옷 한 벌, 책 한 권을 사기 위해 돈을 수레 하나 가득 싣고 장에 가야 했다. 이는 국민당이 몇 배 강한 전력을 가지고도 공산당에 참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공산당의 돈 박물관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경제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화는 국력의 상징이다. G2 통화 위안화는 경제력 팽창에다 현대판 실크로드 일대일로 전략 등에 힘입어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증강시켜 가고 있다. 미국의 제재 국면에서 중국이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나마 위안화는 신흥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편이다. 비록 대달러 위안화 가치가 6위안 후반대보다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7위안 초반대를 지키고 있는 것은 차이나리스크 주장이 다소 부풀려진 게 아닌가 짐작게 한다.

오랫동안 달러가 아니면 엄두를 못 냈던 석유와 세계 식량이 일부 위안화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미중 경제전쟁 와중에서도 위안화 결제와 외환보유 통화 비중이 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 비중도 높아졌다. 북한 장마당과 암시장에도 위안화가 달러이상으로 인기라는 얘기가 들린다.  100년도 채 안 된 신생통화 위안화의 이런 굴기는 약 200년 된 미국의 달러패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화폐는 사회 경제 기술 문명의 변천과 왕조 흥망성쇠의 기록이다. 화폐 역사는 곧 중국 역사다. 우리는 역사를 스승으로 삼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고양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화폐 박물관인 '첸비 박물관' 전시를 총결산하는 안내문에 이렇게 적어 놓고 있다.

흥하는 자와 망하는 자의 차이는 역사를 기억하는 자와 역사를 망각하는 자의 차이라고 공산당은 말한다. 공산당의 철저한 역사 인식과 기억은 오늘날 중국을 미국까지 두려움을 갖게 한 G2 국가로 만든 원천이다. 중국은 금세기 중반(건국 100주년인 2049년 무렵) 세계 초유의 사회주의 선진 강대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하메네이 어디있는지 알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서 이란을 향해 조건 없는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지금 그곳에 있는 한 안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즉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민간인이나 미군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게시글에는 "조건 없는 항복!"이라고 적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저지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후 나왔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그 차이를 일축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아야톨라 사망 36주년을 맞아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기념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6-18 02:05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포용복지' 문진영 수석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복지 철학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해 온 대표적인 정책 참모다. 복지국가 구상에서 구체적 설계, 제도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함께해온 핵심 브레인으로, 현 정부의 사회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문 수석은 연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영국 헐(University of Hull) 대학에서 사회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공회대학교 조교수,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복지정책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문과 정책 현장을 오갔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당시 시민사회단체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등 복지제도 확충에도 깊숙이 참여했다. 문 수석이 '정책형 학자' 또는 '현장형 브레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서 비롯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와 실무를 두루 거친 이력은 책상 위 이론을 넘은 정책 설계의 밑바탕이 됐다.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사진=대통령실] 아동수당 도입 논의 초기부터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왔고, 이를 '아동청소년수당'으로 개편해 지급 연령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설계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복지 정책의 핵심 방향 중 하나로, 문 수석이 실질적인 설계자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인수위에 참여했고, 이후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로 2년간 청년·여성·중장년 대상 맞춤형 고용·복지 정책을 추진하며 '현장 중심 정책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장과 학계, 캠프와 정부를 아우르는 경험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를 사회정책 전반에 녹여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복지 공약을 총괄 설계하며 아동수당 확대, 돌봄 국가책임제, 육아휴직 부모 할당제 등의 정책을 이끌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복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아동수당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 온 분으로 대통령의 복지 국가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문 수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수석 임명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사회, 복지국가 기조를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향후 아동·청소년, 취약계층 지원은 물론, 일과 돌봄의 국가 책임 확대, 사회안전망 정비 등 주요 복지과제를 설계·집행할 실무 총괄자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문 수석은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정책가로, 정부가 말하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복지국가' 실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1962년 서울 출생 ▲연세대 사회복지학 ▲영국 헐대 사회정책학 박사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회 위원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문화복지분과 위원장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 분과위원장 parksj@newspim.com 2025-06-18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