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지역의사제 강조했지만 제대로 반영 안돼
복지부, 국비 43억 반영 요청 vs 기재부 14억 편성
지원 대상도 250명→96명 대폭 줄어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지역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신규 도입한 '지역필수의사제'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67%나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필수의사에게 지급될 지역근무수당도 월 500만원에서 월 400만원으로 줄어들고, 지원 대상은 250명에서 96명으로 대폭 감소해 실효성이 있을 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기재부에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위한 내년 예산으로 국비 43억원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으나 14억원으로 줄여 67.4% 삭감됐다.
지역필수의사제는 의사가 지역에서 5~10년 동안 근무하는 대신 정부로부터 정착비 등을 지원받는 제도다. 복지부는 당초 250명의 지역필수의사를 모집하고 월 5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재부가 발표한 예산안에 따르면 지역필수의사제 운영 예산은 14억원에 불과하다. 지원 대상도 250명에서 96명으로 154명 줄었다. 지역근무수당도 월 5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100만원 줄었다.
지역필수의사제는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9일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발언할 만큼 지역 의료 강화를 위한 중요 과제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인프라를 강화하기위해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채아 경상북도의회 의원은 "의사를 유인할 수 있는 최소한, 그리고 직접적인 유인책인데 정부 기조에 안 맞는다"며 "지역의료가 엉망인 상황에서 기재부가 도와줘야 하는데 삭감한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사실 월 500만원도 부족하다"며 "서울에서 왔다갔다 하는 분들도 있는데 생활비, 교통비 합하면 최소 월 1000만원 정도는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극복하려는 저출생 정책과도 역행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지역필수의사제를 대안이라고 주장하기엔 예산 규모가 너무 작다"며 "모집이 다 된다고해도 부족한 의사를 확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기조가) 앞뒤가 안 맞는다"며 "지역필수의사제가 잘 작동된다는 전제 하에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은정 복지부 지역의료정책과장은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 예산은 지난주 발표된 내용이 정부 예산안"이라며 "정부안(복지부 요구안)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해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