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환율 10원 오를 때마다 300억원 규모 외화평가손 발생
파생상품 헤징 통해 환율 변동 적극 대응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만에 1460원을 넘어서며,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항공유와 항공기 대여료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00억원 규모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급등에 해외여행을 보류하는 상황까지 발생,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도 예상된다. 대한항공 등 항공사들은 내년도 최우선 변수를 '환율'로 보고 사업 계획 재점검에 나섰다.
◆ 대한항공, 환율 10원 오를 때마다 300억원대 외화평가손 발생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비, 유류비, 정비비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해 환율에 특히 민감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순외화부채는 약 33억달러(4조8000억원 규모)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330억원의 외화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항공기를 빌려 쓰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 급등 부담이 더 크다. 특히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유류비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여름 성수기 효과 등으로 3분기 매출도 4조2408억원으로 10% 늘었다. 환율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 급증으로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부진할 전망이다.
다만 항공사들은 파생상품 헤징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3분기 기준 외화환산손익과 파생상품손익이 상계돼 외환 관련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환율 변동 시에도 손익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파생상품 헤징 통해 환율 변동 적극 대응
장기적으론 꾸준한 해외 여행객 증가와 단기적 정세불안이 지금의 국제선 공급부족과 항공시장 재편 수혜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상승하고 장거리 인바운드 수요에 단기 변수가 생겼지만, 대한항공은 사실상 공급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인 만큼 운임이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결국 대한항공이 항공시장 내 공급자 우위와 향후 재편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분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