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LG화학, 연초후 시총 19%·20% '급감'
MSCI 편출...외인 자금 이탈 가속화 우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업황이 부진한 이차전지·석유화학 관련 종목 중심으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제외됐다. 전문가들은 패시브 유출 자금으로 인한 주가 변동성 확대를 우려한다.
12일 MSCI는 2월 정기 리뷰에서 한국 지수 종목을 조정했다. 그 결과 ▲엔켐 ▲GS ▲한미약품 ▲금호석유 ▲엘앤에프 ▲LG화학우 ▲롯데케미칼 ▲넷마블 ▲포스코DX ▲삼성E&A ▲SK바이오사이언스 등 11개 종목이 지수에서 편출됐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5.02.12 stpoemseok@newspim.com |
이중 이차전지(엔켐, LG화학, 포스코DX)와 석유화학(금호석유, 롯데케미칼) 관련주가 다섯 개로 편출 종목 중 절반을 차지했다.
당초 이차전지와 석유화학 관련주의 편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MSCI는 매년 2, 5, 8, 11월에 시가총액(시총)과 유동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데 관련주들의 시총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엔켐 시총은 올해 첫 거래일 2조8308억원이었는데, 지난 11일 기준 2조2794억원으로 19.47% 급감했다. 동기간 LG화학우(1조1825억원→9364억원)와 롯데케미칼(2조4724억원→2조3227억원) 시총은 각각 20.81%와 6.05% 쪼그라들었다.
더구나 이차전지, 석유화학 업황도 좋지 않다. 지금까지 IRA는 완성차와 배터리를 대상으로 ▲ 구매자 대상 전기차 세액공제 ▲ 투자 세액공제 ▲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등 크게 3가지 혜택을 부여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으로 쓰이는 연방정부의 예산 지출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내 이차전지주 산업의 불안감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산업도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이 점쳐진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화학 산업은 통상 58%의 제품을 수출하는데, 보편관세 적용 시 직접적인 관세가 적용되는 미국향은 4%에 달한다"며 "전체 생산량의 2.3%가 수요·마진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MSCI 편출로 높아진 변동성...LG화학우 주가엔 '빨간불'
이번 편출이 향후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MSCI 지수 편출로 인해 글로벌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금호석유의 주가는 전장 대비 3.20%(3600원) 내린 10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도 포스코DX(-1.57%)·롯데케미칼(-1.66%)·엔켐(-0.65%)·LG화학우(-0.82%) 등 MSCI 지수에서 편출된 이차전지·석유화학 종목 주가가 일제히 내렸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출 종목군은 리밸런싱일 60거래일 이전부터 당일까지 하락 패턴을 반복했다"며 "비중 축소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LG화학우 등 거래대금 대비 패시브 유출 비율이 큰 종목을 리밸런싱 종가 부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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