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GS25, 뷰티 맛집 부상...5개월 만에누적 판매량 5만개
3000원 이하 화장품, 1020세대 유인 효과...매출 비중 78% 달해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번엔 소용량 화장품이다."
편의점 업체들의 뷰티 상륙작전이 시작됐다. 편의점 양대 산맥인 CU와 GS25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화장품을 앞세워 고객 선점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가성비 높은 소용량 뷰티 카테고리를 계속해서 강화하며 '뷰티 맛집'으로 등극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5000원 이하 뷰티 제품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이소와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
고객이 CU 편의점에서 가성비 높은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U] |
◆ CU·GS25, '가성비' 화장품 제품군 확대
2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양대산맥인 CU와 GS25가 5000원 이하 균일가를 내세운 '다이소'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CU가 지난해 9월 이후 출시한 3000원대의 가성비 화장품의 누적 판매량은 5만개 가까이 된다. 시장에 진출한 지 5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1개월에 1만개씩 팔린 셈이다.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끈 덕분이다. 실제 엔젤루카와 손잡고 선보인 소용량 기초 3종(수분크림·물광팩·시카 스피큘 앰플)이 가성비 뷰티 제품 중 판매 순위에서 상위 1~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이어 4위는 '쉬즈 립 컬러 틴트 웜레드(3000원)', 5위는 '쉬즈 올인원 스킨로션(1500원)'이었다.
CU가 가성비 뷰티 제품군을 확대한 것도 한몫했다. CU는 현재 3000원대 이하 뷰티 상품을 9개까지 늘린 상태다. 올해 1월에도 기초 화장품을 넘어 색조로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실제 지난달 23일에 립틴트, 립글로스 등을 파우치에 담아 사용 편의성을 높인 소용량 파우치 화장품을 출시했다. 가격은 모두 3000원 이하로 책정됐다.
GS25 역시 '뷰티 맛집'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들어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매출 순위 톱(Top)3를 살펴보면 전달 대비 매출이 가장 많이 상승한 제품은 '이즈앤트리 어니언 프레쉬 클렌징폼'으로, 803%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어 '이즈앤트리 어니언 프레쉬 겔크림'이 716%를 기록해 뒤를 이었으며, '싸이닉 히알 스피큘 150'의 매출 신장률은 42%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 |
GS25에서 모델이 소용량 화장품을 들고 있다. [사진=GS25] |
◆ "올해 다이소 잡는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가성비 뷰티 상품 구색 강화에 나선 것은 잠재적 성장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이소가 새로운 뷰티 플랫폼으로 각광받으면서 매출도 지난해 4조원 달성이 확실시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편의점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뷰티 상품을 낙점하고 지난해 가성비 뷰티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편의점의 화장품 관련 매출의 성장세는 매섭다. CU의 지난해 회장품 매출 신장률은 16.5%로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GS25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GS25의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45.6%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년(37.9%) 대비 7.7% 증가한 수준이다. 기초 화장품의 수요 급증에 힘입은 결과다. 기초 화장품의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74.3%로 상당히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1020세대의 화장품 구매통로로 편의점이 급부상한 모습이다. 가성비 화장품이 편의점 주 고객층인 1020대 유인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의 미래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에 의미도 있다.
실제 이달 1~19일 기간 동안 화장품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10대(48.3%)와 20대(30.1%)가 78.4%를 차지하며 80%에 육박했다. 고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2월 1~19일까지 1020세대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66.6%로 70%를 넘지 못했으나, 가성비 제품을 확대한 올해 들어서 잘파 세대의 고객 비중이 10%포인트(p) 이상 상승한 것이다.
30대 이상 연령층의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지난 1~19일까지 화장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30~50대 이상 비중은 21.6%로, 전년 같은 기간(33.4%) 대비 11.8%p 낮아졌다.
가성비 화장품의 성과를 확인한 만큼 CU와 GS25는 올해도 상품 구색을 더욱 강화해 뷰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다이소와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뷰티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나간다는 구상이다. 가성비 뷰티 시장에서 강자로 우뚝 선 다이소에 비해 오프라인 점포 수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이소와의 뷰티 경쟁에서 편의점들이 우위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접근성과 구매 편의성"이라면서 "전국에 5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점포 인프라를 갖춰 급하게 필요할 때 상품을 빠르게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오피스를 비롯해 병원, 공항 등에서 화장품 매출이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한 협력사들이 편의점에 화장품 상품을 입점하고 싶어한다"면서 "더욱 차별화되고 상품력이 우수한 제품들을 편의점에서 출시하게 되면 상품 경쟁력에서 차별화될 것이다. 고객이 편의점을 하나의 뷰티 구매처로 인식하면서 색조 화장품을 찾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25는 소용량 가성비 화장품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다양한 뷰티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크네스, 듀이트리, 메디힐 등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와의 협업해 가성비와 제품력을 모두 만족시키는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CU 역시 화장품 구매 패턴이 긴급, 일회성 수요에서 목적 구매로 변하고 있는 만큼 가격과 편리성을 다 잡은 소용량 화장품 라인업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스피큘, 홀로그램 패치 등 트렌드를 반영한 뷰티 상품을 발굴해 경쟁력 있는 뷰티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