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이 엔비디아의 AI 칩인 H20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 가운데 중국의 화웨이(華爲)가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수 있는 '핵폭탄급'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미국 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할 때 새로운 수출 허가 요건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역시 지난 9일 미국 정부로부터 H20 반도체의 중국 수출 시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또 14일에는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통지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고사양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해 왔다. 이에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대폭 낮춘 H20을 제작해 중국에 판매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것마저도 금지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화웨이가 지난 10일 공개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 플랫폼이 중국에서 조명받고 있다. 화웨이는 10일 해당 플랫폼을 발표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성능과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 14일 익명의 소식통이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엔비디아를 대체할 '핵폭탄급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 사실이 중국 매체들과 IT 블로거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다만 화웨이는 클라우드매트릭스 384의 성능에 대해서 아직까지 공식 발표를 하고 있지 않다.
이 관계자는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AI 인프라 아키텍처로 엔비디아의 NVL72 시스템에 비견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NVL72는 72개의 엔비디아 고성능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연결해 단일 GPU처럼 기능하게 하는 슈퍼노드 인프라 아키텍처다.
화웨이의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GPU인 성텅(昇騰, 어센드) 910C 칩 384개를 연결한다. 엔비디아에 못 미치는 칩의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5배 많은 칩을 배치하면서, 이를 소프트웨어로 최적화시켜 높은 성능을 내도록 설계했다.
클라우드매트릭스 384의 연산력은 300PFlops(페타플롭스)에 달하며, 이는 NVL72의 180PFlops에 비해 67% 향상된 수치다.
현재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안후이(安徽)성 우후(蕪湖)에 위치한 화웨이의 데이터센터에서 가동 중이다. 중국 내에서는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로 인해 중국의 컴퓨팅 능력 부족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384개의 GPU를 연결한 만큼,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전력 소모량이 높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전력 생산량이 풍부하고 전기료가 낮다"며 "엔비디아 H20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 전력 소모량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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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신화사 = 뉴스핌 특약] 2025년 3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 마련된 화웨이 전시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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