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개월째 2%대 물가상승률 지속
외식·축수산물 등 먹거리 물가 '훌쩍'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작년 말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가공식품과 외식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정부도 물가 관련 회의를 확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인 가공업체 기업들의 담합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23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1% 올랐다. 농산물·석유류는 하락했지만 축·수산물은 상승폭이 커졌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초 3%대에서 점차 하락해 10월(1.3%) 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11월(1.5%), 12월(1.9%) 상승 흐름을 보이다 올해 들어 4개월째 2%대 초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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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식품업계가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라면부터 맥주, 우유, 버거 등의 가격이 1일부터 동시에 인상된다.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40곳을 훌쩍 넘겼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는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04.01 yooksa@newspim.com |
지난달에는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축수산물 등 먹거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 물가의 경우 전년 대비 3.2% 상승해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축산물(4.8%)과 수산물(6.4%) 역시 크게 올랐다. 수산물은 지난 2023년 3월(7.4%)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축산물 중에서는 돼지고기가 전년 동월 대비 6.8% 급등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식품기업 40여 곳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코카콜라는 일부 품목만 출고가를 5.5% 인상했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도 맥주 가격을 올렸다. 농심, 오뚜기, 비비고 등 식품업체도 줄줄이 인상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대책' 설문조사 결과 과반(53.5%)이 '고물가 및 생활비 부담 증가'를 민생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심상치 않은 물가 상승세에 정부도 머리를 맞댔다. 정부는 지난 3월 28일 이후부터 매주 각 부처 차관이 참가하는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진행 중이다. 기존 물가관계차관회의는 월 2~3회 열리는 데 그쳤지만, 올 초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자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물가관계차관회의는 물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개최되는데, 올해 들어 산불 등 영향으로 생활물가가 인상되며 매주 열리고 있다"며 "전반적인 물가는 2%대 초반으로 안정 기조지만, 장바구니 물가 위주로는 인상 폭이 있다. 매주 회의를 통해 물가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의 가격 인상에 불공정 담합행위가 있었는지 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공정위는 농심, 오리온, 롯데웰푸드, 크라운제과·해태제과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하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한기정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달 확대간부회의에서 "가격인상이 담합이나 불공정행위로 비롯된 게 있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