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비트코인 이번 상승장 구조적으로 더 견고" 평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유럽에 대한 관세 유예 데드라인을 원래대로 7월 9일까지로 되돌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안도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9000달러선으로 반등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기준 26일 오후 12시 26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1.42% 오른 10만 9547.46달러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84% 상승한 2557.52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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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주 11만 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주말 사이 10만 7000달러 선까지 후퇴했지만 간밤 유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관련 발표 이후 가격은 다시 11만 달러를 향해 반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유럽연합(EU)에 대해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6월 1일부터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겠다고 경고했으나 간밤 50% 관세 유예 기간을 7월 9일까지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높아지던 관세 긴장감이 일시 완화되면서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1%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는 등 투자 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머클트리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라이언 맥밀린은 디크립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최근 금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주권과 무관한 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글로벌 M2(광의통화)가 급증하면서 금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제 비트코인이 이를 따라잡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달간 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 12만 달러 돌파 여부가 관심사다.
스위프트엑스 수석 시장 분석가 파브 훈달은 "무역 전쟁 국면에서는 신호와 잡음을 분리해내기가 쉽지 않으며, 단기 포지셔닝은 요동칠 수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옵션 트레이더들은 12만 달러 수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옵션 거래소 데리빗에서 6월 말 만기 계약의 12만 달러 행사가에 명목 기준으로 5억 달러가 넘는 포지션이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맥밀린 CIO는 "관세 관련 논의는 중간중간 진통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는 곧 더 많은 무역 협정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디지털 자산이 통화정책과 무역 환경이 맞물리는 거시경제 변수에 여전히 민감한 상태라고 판단 중이다. 다만 이번 암호화폐 상승장은 이전 사이클보다는 구조적으로 더 견고하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기반 QCP 캐피탈은 지난 금요일 발표한 메모에서 "전반적인 배경은 여전히 강세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보다 유연한 미국의 규제 환경과 ETF 및 현물 투자 흐름을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구조적인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기관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유입, 그리고 오는 30일 발표 예정인 미국 핵심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표 등 거시경제 지표를 골고루 살피며 거래를 이어갈 전망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