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의 장기금리가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관측이 강해지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빠르면 오는 10월 BOJ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1.610%까지 상승했다. 2008년 10월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치다. 20년물 금리도 1999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655%까지 올랐다.
시장에서는 BOJ의 최종 금리 수준(터미널 레이트)이 1%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금리 선물 지표로 활용되는 익일물 금리 스왑(OIS) 시장의 '2년 후 1년' 포워드 금리는 1.1%대까지 올라 3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BOJ가 향후 금리를 1.1% 수준까지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이 12~19일 이코노미스트 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63%가 10월 이후 BOJ가 기준금리를 최소 0.7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월 조사에서의 54% 대비 더 늘어난 수치다.
구체적인 인상 시점을 제시한 40명의 이코노미스트 중에서는 가장 많은 38%가 10월을 꼽았고, 30%는 내년 1월, 18%는 올해 12월을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BOJ의 분기 전망 보고서와 지점장 회의 이후 열리는 10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BOJ가 성급하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BOJ 출신인 아타고 노부야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관측으로 엔화 약세가 조정될 수 있는 만큼, BOJ가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며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목되지만 이후 추가 인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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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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