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강원대 등 4개 국립대병원 21년만에 공동파업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간호사, 병원 행정 직원 등 전국 4개 국립대병원 노동자 2000여명이 21년만에 공동파업에 나섰다.
17일 하루 파업에 돌입한 이들은 이번 파업은 경고 파업이라며 공공의료 강화와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에 대해 향후 정부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강력한 2차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 |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공동파업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7 chogiza@newspim.com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인 서울대·강원대·경북대·충북대병원 노동자들은 이날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누구나 어디서나 건강할 권리 쟁취' 공동 파업대회를 열었다.
파업에 동참하는 인원은 2000여명으로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사무 행정 직원, 시설·미화 직원 등이 포함됐다.
노조 측은 "2004년 이후 21년 만에 4개 국립대 병원이 한날한시에 공동 파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파업이 경고 파업으로 이뤄짐에 따라 의료 대란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구체적인 진전은 없지만 정부와의 협의가 계속되고 있고 개별 사용자와의 단체교섭도 계속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경고 파업은 필수 유지 업무 등 현장 인력을 상당수 유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했다.
요구사항은 ▲공공의료·공공돌봄 강화 ▲보건의료 및 돌봄 인력 확충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권 강화 ▲의료민영화 저지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이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전공의가 돌아오는 것으로 의료 공백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와 국립대병원이 지역의료 수요를 예측하고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자원을 운용할 수 있어야 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의료연대본부 부본부장은 "우리의 요구는 누구나 어디서나 아플 때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에 지역의료 격차 해소, 공공의료 강화를 포함했지만 국정과제를 달성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국립대 병원을 육성해서 지역의료를 책임지겠다고 하지만 (국립대병원은) 적자가 늘고 있고 의료진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국립대 병원장들은 지역의료와 공공의료의 총괄 체계 구축을 위한 복지부 이관을 반대한다"고 했다.
의료연대본부는 "협의 과정에서 지역의료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약속이 확인되지 않고 병원별 교섭에서도 특별한 진전이 없을 경우 의료연대본부는 2차 공동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향후 진행될 2차 파업은 이번 1차 경고 파업과는 달리 파업 기간과 파업 규모가 훨씬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