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뉴타운 지하 관통 우려에
동작구청, 국토부에 대안노선 제출
최종 노선 확정까지 진통 예상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동작구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이 사업지 지하를 관통한다는 수색광명 고속철도에 반기를 들었다. 동작구청이 신규 대안노선을 발굴·제안했으나, 최종 확정 전까지 갈등 해결이 어려울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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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광명 고속철도 기존 노선 및 신규 제안 노선(안) [자료=독자 제공] |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작구청은 국토교통부에 노량진1구역 재개발 부지를 통과하지 않는 수색광명 고속철도 지하의 신규 노선 계획도를 제안했다.
수색광명 고속철도는 경의선 수색역과 경부고속선 광명역 구간 24.5km를 복선으로 지하화해 연결하는 사업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반영됐다. 완료 시 KTX 광명역~서울역 구간 소요 시간이 15분에서 9분으로, 행신역까지는 25분대로 각각 단축될 전망이다. 일반 열차와 지하철, 고속열차가 선로를 공유하는 탓에 열차가 자주 지연되는 경부선과 경의선 일부 구간의 혼잡도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202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국토부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당초 노선상 시작 부분은 경의선을 따라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가좌역 사이에 자리잡을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이후 연세대학교와 무악산 아래로 통과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경의선을 따라가면 서소문건널목에서 급커브를 해야 해 속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노선 변경으로 노량진뉴타운 재개발 부지 일부의 지하를 관통하게 되며 고개를 들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12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과정에서 변경 노선에 반대하는 주민의견서 약 2800장을 걷어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조합 관계자는 "원래 기본계획으로 변경해달라고 구청 및 정당 등에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개발과 고속철도 지하화 공사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지반침하(싱크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선 변경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법과 제도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한 사업이라 절차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갈등은 지난달 열린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 공청회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일부 주민은 이 자리에서 사업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에 수색광명 고속철도 관련 사업 주무관청인 동작구청은 지난 18일 국토부에 신규 노선안을 제안했다. 용산역에서 대방역, 여의대방로에 이어 시흥대로를 지나는 노선을 발굴해 노량진1구역 부지와 겹치지 않도록 한 것.
동작구청 관계자는 "신규 대안노선을 국토부에 제출한 것은 맞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며 "현재 사업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로, 최종 노선은 실시계획 수립 시 결정된다"고 말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은 노량진동 278-2번지 일대 연면적 13만2187㎡ 부지에 2992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만 1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초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됐다. 노량진뉴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지하철역과 가까워 노른자 입지로 평가받는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