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 활동 재개…경남 거제 시작으로 '전국 민심 투어'
SNS 행보에는 "인플루언서 고착 우려"vs"봉사 모습 보여줘야"
내년 지선 몸풀기 관측…추석 이후 지역 투어 확대 전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3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전국 민심 투어'로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자영업자를 만나고 치킨을 배달하는 등 민생 밀착 행보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지난 22일 밤 경남 거제시를 시작으로 전국순회형 민심 투어를 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경남 진주의 한 치킨 매장에서 포장과 배달을 도우며 자영업자와 소통하고, 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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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4일 경남 진주의 한 치킨 매장에서 박스를 포장하고 있다. 우측은 한 전 대표가 같은날 창원의 한 식당에서 직원들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한동훈 인스타그램] |
한 전 대표는 열흘간 거제에 거점을 두고 진주, 마산, 창원 등 인근 지역을 순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친한(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이번 일일 알바를 통해 서울대 법대, 강남 출신의 엘리트 이미지를 조금은 지울 수 있을 것 같다"며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도 "지금은 정쟁하는 정치권에 끼어드는 것보단 직접 시민들과 만나서 민심을 듣고 세상을 배우는 것이 더 낫다"며 "이번 기회에 전국 곳곳을 돌면서 민심 청취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정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진정성보단 가식적인 모습에 가깝다고 느껴진다"며 "원외에 있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서정욱 변호사는 한 전 대표가 법원의 공판 전 증인신문에 불출석한 채 치킨 배달에 나선 것을 두고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서 변호사는 지난 24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한 전 대표는 지금 거제, 진주에 갈 때가 아니다. 법정에 가야 한다"며 "보수를 분열될 대로 분열시켜 놓고 이제 와서 특검이 보수 분열시키니까 못 간다고 그런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의 '라방(라이브방송) 정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친한계 내에서도 라방을 말리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플루언서 이미지가 고착화 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시선집중'에서 라방을 두고 "당이 이렇게 난리인데 너무 한가해 보이는 방식이나 장치들은 제거해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반면 한 중진 의원은 "대선 때처럼 새우깡 먹고 기타치는 모습이 아닌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번 행보에 대해 '민심 경청' 차원이라는 입장이나, 정치권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몸풀기 활동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친한계 인사는 "추석 이후로는 경남 외 다른 지역도 돌아다니며 더 활발하게 민심 청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allpa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