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학계 경제학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를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았지만, 실제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28일(현지시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클라크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2%는 월러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파월 의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반면 39%는 해싯 위원장을 유력 후보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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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발언하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좌)을 흐믓하게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중). 오른쪽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서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FT는 이 같은 괴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연준 압박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1%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인하 속도가 더디다는 이유로 파월 의장을 "바보", "멍청이"라고 비난해왔다.
연준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린 4.00~4.25%로 조정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는 크게 못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홀로 0.50%p 인하를 주장하며, 연내 0.25%p 추가 인하 5차례를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월러 이사는 지난 7월 회의에서 0.25%p 인하를 지지했지만, 미란의 급진적 주장은 거부했다.
존스홉킨스대 로버트 바베라 교수는 "월러는 연준 의장 자리를 얻기 위해 몸을 낮추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중앙은행가의 면모를 갖춘 사람"이라며 "바로 그것이 그가 의장이 되지 못할 이유"라고 지적했다.
월러와 해싯 외에도 미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등이 후보군에 포함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충성'과 '공격적 금리 인하' 요건을 충족하는 인물로는 해싯 위원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11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1차 면접을 진행 중이며, 2주 내로 절차를 마무리한 뒤 압축된 명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