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찰청 국정감사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 대응 미흡 지적...외사국 폐지 비판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7일 오전 진행된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납치·감금 사건 관련 경찰 대응과 체포적부심 인용으로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에 대한 여야 의원의 질의가 이어졌다.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과 관련해서는 지난 2023년 경찰 조직개편으로 외사국이 폐지된 것이 국제공조 대응 약화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경찰의 대응 체계의 문제를 짚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이진숙 전 위원장 체포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질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 캄보디아 납치·감금 대응 질타...외사국 폐지·경찰 대응 체계 비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지난 2023년 경찰 조직개편안으로 외사국이 폐지된 것을 원인으로 꼽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사국을 국제협력관으로 격하하고 시도청 외사과 폐지하면서 1000여명이 빠지고 국제범죄 수사 전문인력 경험이 단절되고 해외 범죄 공조체제가 약화됐다"며 "조직개편을 심각히 새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차장)은 "조직개편은 인력 조정이라든지 기능간·시도간 조정을 계속하고 있어서 필요에 의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2024년 220건, 2025년 330건, 최근 2년간 550건이 발생하는 등 국제범죄가 증가하는데 외사 인력을 확대해 대응해야 한다"며 "외사국 1100명, 본청은 73명, 시도청 1027명이었는데 본청 49명, 시도청은 폐지했다. 인력들은 어디로 갔냐"고 질의했다.
유 대행은 "외사 업무를 담당하던 인력들은 해당 업무와 기능별로 분산됐다"며 "시도청 외사 인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방첩 업무는 안보수사 기능으로 갔고 범죄 수사 인력은 일부 형사기동대로 분산배치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의원이 "구인구직 사이트에 광고들이 나오고 있는데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고 있나"라고 한 질의에 유 대행은 "시도청 사이버수사대 20개팀 100여명 투입해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수사와 함께 방심위와 신속하게 협의해 삭제 차단 조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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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2025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논란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7 yooksa@newspim.com |
불법대부업 범죄 급증과 캄보디아 납치·감금 범죄 연관성을 지적하면서 경찰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대부업법 위반 사건이 3.5배 폭증하고 피해자 수는 13배 폭증했다. 대부업법 위반 정도로 보이지 않고 계획적, 조직적, 지능적으로 해외범죄 조직까지 끌어들인 중대범죄"라면서 "실제 피해는 폭행과 협박 인신매매로 이어지는데 불법대부업과 국제 범죄 연계분석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 범죄 통계 시스템에서 불법사채 관련 범죄 유형은 112시스템상 별도로 분류 관리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경찰이 사건 본질도 유기적 관계도 모르고 있고 이런 틈을 파고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유 대행은 "불법대부업 특별단속도 하고 있는데 국제범죄 조직 간 연계 분석은 미흡했던 것 같다.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 "기획 체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체포 놓고 여야 공방
경찰이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체포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체포가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 시작 전 의사진행발언에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일반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민주당에서 채택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라며 "사건 관련해 영등포경찰서장 수사2과장 임의출석 요구했는데 현직 경찰이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 지시에 의해 나가지 말라고 한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은 "기획 체포로 보인다. 체포영장은 출석요구서를 속사포처럼 두달 동안 발부해서 누적 횟수 축적하고 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발부하는게 아니라 지명수배나 범죄사실이 충분히 소명됐으나 소재 파악 안될 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재성 대행은 "선거법 관련 사안이어서 공소시효가 짧다"며 "경찰에서는 신속하게 수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6차례 걸쳐서 출석요구서를 보냈는데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체포영장 신청 여부를 인지하고 지휘했는지" 묻자 유 대행은 "영등포경찰서와 서울경찰청, 국수본에서 협의해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포영장을 신청할 때 발부됐을 때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의 체포영장 집행은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떳떳하게 조사를 받으면 되는 것인데 여섯차례나 불응한 이유가 뭐냐"며 "경찰에서 휘둘리지 말고 책임질 사람은 분명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은 이 전 위원장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채운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수갑을 채운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지난 정부에서 월평균 1100건으로 증가했는데 이재명 정부 경찰은 국민에게 맞는 경찰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