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협력으로 AI 제조·인프라 경쟁력 강화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G전자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로봇, 데이터센터 냉각 등 주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하며 가전 중심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피지컬 AI, 디지털트윈, 초정밀 시뮬레이션 등 융합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며 전통적인 생활가전 기업을 넘어 '가전 이후의 LG'라는 새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다.
◆ 스마트팩토리, 'AI 공장'으로 진화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AI 중심으로 고도화하며 외부 수주 규모를 지난해 3000억 원에서 올해 약 40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60여 년간 축적해 온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를 활용한 생산 효율화에 나서고 있으며, 설비 운영·품질 관리·물류 동선을 전면 재설계하고 있다.
![]() |
| LG전자가 엔비디아 AI 플랫폼을 활용해 구축한 디지털트윈 기술 시연 모습. 가상의 공간에 미리 생산라인을 만들고, 향후 구축될 실제 공장의 생산과 물류 흐름을 미리 살펴 공장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한다. [사진=LG전자] |
특히 엔비디아의 산업용 AI 기반 디지털트윈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핵심에 두고, 실제 공정을 가상 3D 공간에 재현하는 시뮬레이션형 공장을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생산 라인의 병목과 불량 요인을 사전에 감지하고, AI 기반 비전 검사와 예지 정비(Preventive Maintenance)를 실현하고 있다. 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고성능 연산을 활용해 공정 설계부터 생산성 검증까지 가상 환경에서 최적화할 수 있는 초정밀 시뮬레이션 체계를 완성하고 있다.
◆ 로봇, 피지컬 AI로 '진화형 지능' 구현
LG전자는 AI를 로봇의 '두뇌'로 삼는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실제 환경에서 물리적 행동과 학습을 반복하며 지능을 발전시키는 개념으로, 로봇의 자율성과 판단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학습 자원으로 삼아 AI 로봇의 인식·추론·행동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 '아이작 GR00T(Isaac GR00T)'을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양사는 학습 데이터 생성, 강화학습 기반 로봇 학습 모델 연구 등 협력을 이어가며, 산업용·서비스용·가정용 등 전 로봇 라인업에 AI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 |
| LG전자가 보유한 냉각 솔루션과 친환경 열회수 시스템, 고효율 직류(DC) 전력 솔루션 등을 활용해 가상으로 구축한 AI 데이터센터 모습. LG전자는 칠러, 액체냉각 솔루션 등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에서 사업기회 확보를 추진한다. [사진=LG전자] |
◆ AI 데이터센터 냉각, 새로운 '인프라 시장'으로
LG전자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AI 성장축은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이다. AI 연산이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발열이 급증하자,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냉각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LG전자는 냉각수를 순환시켜 발열을 관리하는 액체냉각 방식의 핵심 장치인 '냉각수분배장치(CDU)'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 인증 절차를 추진 중이며, 향후 모듈형 데이터센터용 냉각 장비와 직류(DC) 전력 솔루션, 열 회수 시스템을 결합한 친환경 인프라 패키지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 플렉스(Flex)와 '모듈형 냉각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모듈형 방식 도입을 통해 건설·설비 일정을 단축하고, 냉각장비·공조·전력 시스템까지 통합 공급하는 구조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