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에게 주장 맡겨 한선수 체력 부담 덜어줘
전술 운영·지도 스타일 단순하지만 빠르고 강해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25일 2위 KB손해보험을 제치고 7연승을 달려 선두 자리(8승 1패 승점 22)를 다졌다. 올 시즌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KB손해보험과 선두 자리를 건 대결에서 거둔 무실세트 완승이다. 대한항공이 시즌 초반 고공행진하는 원동력은 65세 외국인 감독 헤난 달 조토의 지도력이다.
지난 4월 지휘봉을 잡은 그는 가장 먼저 '힘의 배분'을 단행했다. 10년 동안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한선수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려 정지석에게 새 완장을 맡겼다. 나이로는 팀의 허리에 해당하는 정지석이 팀 전성기를 다시 이끌 적임자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헤난 감독의 판단은 선명했다. 경기 내외에서 에너지를 키워야 할 시기라는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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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난 감독이 25일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
전술 운영은 복잡하지 않았다. 전형을 늘리는 대신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팀 공격종합, 속공, 퀵오픈, 후위공격에서 모두 1위를 달리는 이유다. 한선수의 볼 배급은 여전히 팀의 중심이지만 러셀과 정지석의 공격 비중을 상황별로 나눈다. 러셀은 올 시즌 두 차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216점(부문 4위)을 올렸다. 정지석도 토종 공격수 중 최상위 득점권에 올라 있다.
미들 블로커진의 철벽 구성도 눈에 띈다. 김규민, 김민재, 최준혁은 블로킹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을 유지한다. 리시브(38.1%), 세트(세트당 14.1개), 수비(세트당 17.6개)도 전 부문 1위다. 어떻게 봐도 팀 전체가 기계처럼 맞물리며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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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난 감독이 25일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KOVO] |
지도 스타일은 단순해서 강하다. 훈련 강도는 높지만 체계적이다. 상대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전술도 빠르다. 애초에 브라질 대표팀과 유럽 명문을 모두 경험한 지도자에게 '데이터와 구조'는 생존 방식이었다.
브라질 배구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그는 16세에 브라질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리시브와 공격을 겸비한 아웃사이드 히터로 1980년대 브라질 배구의 상징이다. 이후 유럽과 남미 명문에서 지도력을 쌓았고 선수 육성과 팀 전술을 동시에 다루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