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가 심리 지탱… 200시간선 돌파가 단기 분수령
주요 지지선은 8만3680달러…무너지면 7만4500달러까지 열릴 수도
AI 테마 약화에 비트코인도 흔들… 하락세 미국 거래시간에 집중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BTC)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재차 반영하며 회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완화 전망이 위험자산 선호를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살아나면서다. 다만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으면서 자금 흐름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후 6시 50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8만6000달러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격은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으나 뚜렷한 상승 탄력은 부족한 상태다. 이더리움(ETH)은 24시간 전에 비해 0.42% 내린 29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인공지능(AI) 랠리의 재점화 여부"와 "연준의 실제 정책 변화"라는 두 신호를 기다리며 주요 기술적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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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가격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11.26 koinwon@newspim.com |
◆ 금리 인하 기대가 심리 지탱… 200시간선 돌파가 단기 분수령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이 가장 먼저 주목하는 수준은 200시간 단순이동평균(SMA·약 8만8000달러)이다. 이 지표는 이번 주 내내 '천장' 역할을 하며 상승을 막아 왔다. 하지만 최근 이 SMA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수평을 이루며 매도 압력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돌파할 경우 단기 반등 랠리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천천히 먼지를 털어내며 재시동을 거는 단계"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9만8000~9만9000달러가 다음 저항 구간이다. 이번 달 초와 지난 6월 여러 차례 일일 저점이 형성된 '강력한 전장'이다.
중장기 흐름에서는 10만2000 달러 부근의 50주 SMA가 핵심이다. 이 지표는 2023년 내내 강세장의 핵심 지지선으로 작동해 왔으나, 11월 초 가격이 이 아래로 밀리며 약세 전환이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50주선을 다시 회복하면 장기 강세 흐름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주요 지지선은 8만3680달러… 무너지면 7만4500달러까지 열릴 수도
가장 중요한 하단 지지선은 8만3680달러로, 이곳에서 100주 SMA와 장기 상승 추세선이 교차한다. 이 수준이 무너지면 최근 약세 전환이 고착될 수 있으며, 다음 지지선은 7만4500달러로 내려간다. 이 구간은 4월 초 반등이 시작된 자리로, 매수세가 재유입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 AI 테마 약화에 비트코인도 흔들… 하락세 미국 거래시간에 집중
비트코인의 11월 하락세는 거의 전적으로 미국 거래 시간대에 집중되며, 자산 성격이 기존 암호화폐보다 미국 기술주의 움직임과 더욱 유사해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앰버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비트코인 누적 하락의 대부분은 미국장 개장 이후 발생했으며, 아시아 시간대는 대체로 보합, 유럽은 미약한 약세 수준에 그쳤다. 이는 간밤 미국 기술주가 금리 인하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으로 흔들리면서 시장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흐름과 정확히 맞물린다.
실제로 미국 시간대에는 주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순유출이 반복되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도 감소해 미국장에서 레버리지 축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장은 현물과 파생상품 모두에서 가장 깊은 유동성을 제공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이 시기에 집중되면 그 영향이 전 세계 시장으로 확대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24일 시장을 끌어올렸던 아마존의 대규모 AI·슈퍼컴퓨팅 투자 발표는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6% 급락하면서 효과가 빠르게 약화됐다. 올해 내내 암호화폐가 AI 테마의 '고변동성 대리자산'처럼 움직여 왔던 만큼, AI 대형주의 흔들림은 비트코인 가격에도 즉각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성업체 엔플럭스는 "엔비디아가 안정되기 전까지 비트코인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며 "AI 주식 변동성이 커질수록 암호화폐가 유지해 온 성장 상관관계도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의 점유율(도미넌스)은 오르지 않고 있으며, 자금은 솔라나·이더리움·분산형 인프라 네트워크(디핀)·GPU 컴퓨팅·토큰화 등 보다 구체적 촉매를 가진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주가 안정되거나 ETF 자금 흐름이 회복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은 당분간 미국장의 가격 변동성과 정책 기대에 크게 좌우되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장이 형성하는 가격 리듬이 암호화폐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