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대기업 오너 총수의 등기임원 겸직이 5년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친인척 가운데 등기임원을 맡는 사례도 함께 줄어들었다. 잇단 상법 개정 및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책임경영과 법적부담이라는 등기임원 지위가 갖는 양면적 의미가 한층 선명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가운데 오너가 동일인이면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비교 가능한 49개 그룹을 대상으로 동일인 및 친인척의 등기임원 등재 현황과 경영 참여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일인이 맡은 등기임원직은 2020년 117개에서 2025년 100개로 1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오너 친인척의 등기임원 등재 건수도 360건에서 358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총수의 등기임원 등재 여부는 오너의 책임경영 의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이후 등기이사에게 형사 책임이 직접 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총수가 회장, 고문 등의 직함은 유지한 채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조사 결과, 49개 그룹 가운데 23곳은 여전히 총수가 2곳 이상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중복 등재돼 있으며, 이 중 6곳은 4곳 이상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특히 건설사를 모태로 성장한 그룹에서 총수의 등기임원 겸직 규모가 두드러졌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2025년 기준 16개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올라 가장 많았다. 이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됐던 2021~2023년을 제외하면 2020년 17곳, 2024년 15곳, 2025년 16곳 등 매년 다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어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12곳으로 뒤를 이었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각각 5곳에 등재돼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도 4개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정태순 장금상선그룹 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정몽원 HL그룹 회장 등도 각각 3곳에서 등기임원에 올라 있다.
친인척의 등기임원 등재 규모를 보면 SM그룹이 51건으로 가장 많고, GS그룹(35건), KCC그룹(22건), 영풍그룹(21건), 애경그룹(18건), LS그룹(17건), 부영그룹(15건), 유진그룹(14건), OCI그룹(13건), 세아그룹(12건) 등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대로 조사 대상 49개 그룹 가운데 14곳은 총수가 여전히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범삼성가 3인을 포함해 이해욱 DL그룹 회장,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이만득 삼천리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등 오너일가 3명이 모두 회장 직함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도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지 않다.
한편, 지난해 신규로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그룹은 대광, 빗썸, 사조, LIG, 유코카캐리어스 5곳이다. 이 가운데 3곳은 동일인으로 지정된 총수가 복수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영훈 대광그룹 회장이 13곳의 등기임원으로 겸직수가 가장 많았으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3개사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 역시 빗썸 계열 3곳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반면 LIG그룹은 구본상 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은 채 친인척 2명이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유코카캐리어스의 경우 동일인이 지정되지 않았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