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통계청장 인사 물먹고 1급 보직 줄어 '난감'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첫끗발이 개끗발'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은 좋지만 끝은 안 좋을 때 이런 표현을 쓴다. 요즘 기획재정부가 딱 그렇다.
경제부총리제가 신설되고 차관들이 장관으로 승진하며 타 부처로 옮겨갔지만, 정작 1급 공무원들의 인사는 적체되고 있다.
지난 1월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를 통해 경제부총리제를 5년만에 부활시키고 기획재정부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하게 했다.
지난 3월2일에는 재정부 1차관이던 신제윤 차관이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에 2차관이었던 김동연 차관이 역시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정부조직개편 이후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다.
재정부 내부에서는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는 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재정부의 대활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달 15일에 발표된 차관급인 외청장 인사에서는 관세청장만 백운찬 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명됐을 뿐 조달청과 통계청장 인사에서는 물을 먹었다. 통상 재정부 1급 공무원들의 차관 승진코스가 막힌 셈이다.
강호인 전 조달청장은 행정고시 24회로 재정부 차관보로 있다 승진한 케이스고 우기종 통계청장도 행시 24회로 녹색성장기획단장으로 있다 청장으로 승진했다.
신임 민형종 조달청장은 공직생활 30여년을 조달청에서 근무한 내부 승진의 경우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통계청은 민간인 출신인 한국조세연구원 박사가 지명됐다.
재정부 1급들의 승진 자리가 좁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재정부 차관 인사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정책과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1차관에는 내부 승진의 경우는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행시 25회)이 유력하지만 임승태 금융통화위원, 육동한 전 국무차장,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 강호인 전 조달청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예산과 공공정책을 담당하는 2차관 자리는 예산실장→2차관으로 승진하는게 일종의 전통으로 굳어진 상황이라 이석준 예산실장(행시 26회)이 유력하다는 평이나 깜짝 인사도 배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재정부 관계자는 "MB정부에서 1~2급들이 주로 갔던 대통령 산하 위원회들이 새 정부에서 모두 없어진 상황에서 외청장 자리까지 막혀 인사 적체가 심해질까봐 걱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