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강자로 군림했던 합자 업체는 판매량이 급감하는 반면, 중국 '토종'브랜드는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자동차 시장에서도 '(중)국산' 열풍이 이어질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부진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초 중국자동차협회는 2015년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을 7%로 예상했지만, 최근 3%로 하향 조정했다.
둥양(董揚) 중국자동차산업협회 부회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산업생산 둔화, 자본시장의 불안정 등이 시장 현금 흐름에 영향을 주면서 자동차 시장도 타격을 입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자동차 시장 전반의 침체 속 중국 자체 브랜드 업계는 '안방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전통 승용차 시장에서 외자 합자 자동차에 밀린 중국 자동차 업계가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과 다목적차(MPV)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줄고 있지만, SUV의 판매량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중국 화상보(華商報)에 따르면, 올해 1~5월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77%가 줄었다. 이 중 중국 자체 브랜드 자동차 판매량 비율은 지난해보다 3.91%포인트가 늘었다. 중국 자체 브랜드 차량 판매량 급증의 일등공신은 SUV와 MPV 제품이다.
올해 상반기 SUV와 MPV 차량의 판매 증가율은 각각 45.9%와 15.3%를 기록했다.
SUV 차량 수요 증가는 20대 중반의 청년 소비층의 증가와 중국 자체 브랜드의 저가 전략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승용차에서 SUV와 MPV 차량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올해 상반기 창청자동차의 하포H6, 장화이자동차(江淮汽車)의 루이펑(瑞豐)S3, 창안자동차(長安汽車)의 창안CS35 등 중국산 SUV 차량은 자동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시장 전체가 위축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자동차 업체의 선전은 합자 자동차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졌다.
중국 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판매량 기준 중국의 10대 자동차 생산업체 중 절반에 달하는 5개 업체의 상반기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판매량이 감소한 5개 업체는 상하이폭스바겐, 이치폭스바겐, 상하이GM, 베이징현대다.
합자업체의 판매량 부진은 전략 실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소비층과 소비성향이 바뀌고 있음에도 전통 고급 세단을 고집한 점이 패착이 됐다.
판매량 '빅3'의 업체인 상하이폭스바겐, 이치폭스바겐, 상하이GM의 매출 가운데 SUV차량 판매액의 비중은 모두 5.5% 이하다.
이치폭스바겐 관계자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SUV와 MPV 제품 부족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제품 보강에 나서 2020년까지 판매량은 3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