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중립 내지 매파적 스탠스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인 1.50%를 기록하고 있는데 따른 부담감이 배경으로 작용한데다 대내외 불안감이 커졌음에도 당초 예상한 성장과 물가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갑작스런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이에 따라 급변한 금융 및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은 커진 분위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문 위원은 “지난달에도 예상했듯 일시적인 충격인 메르스 사태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향후 국내경기는 수출관련 하방리스크가 있겠으나 최근의 소비 및 투자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지난달 전망한 성장경로 상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B위원은 “성장과 물가는 불확실성이 높기는 하지만 지난 7월의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C위원도 “국내경기 및 물가흐름은 대외부문의 변동성 확대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지기는 했으나 지난달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인하에 반대하며 동결 소수의견을 보였다가 6월 인하에는 찬성으로 돌아선 매둘기파 정해방 위원 역시 “성장 및 물가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되나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이 필요한 만큼 일방향으로의 유의한 상황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표적 비둘기파인 하성근 위원은 스탠스를 중립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간 시행된 주요 정책의 효과와 향후 국내외 주요 여건변화 및 관련 리스크 요인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저성장·저물가의 장기화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 전개”라며 “중앙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활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시 점검하고 구체적 사용계획과 실행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두는 대목이다.
미국과 다른 경제상황에 통화정책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위원도 있었다. A위원은 “미국과의 경기 동조화 약화로 통화정책 운용의 어려움이 커질수 있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과 중국 위안화 절하로 급변했던 금융 외환시장에 대한 대응책 마련엔 한목소리를 냈다. 하 위원은 “향후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서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관련 시장 안정화를 위한 효율적 정책수단과 장치를 적시에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B위원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및 금리, 환율 등 가격변수 동향을 한층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C위원 또한 “자본유출입 급변동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보완하는 등 대외부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