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필러,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전망 하향 연이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1분기 미국 기업의 실적 호조에도 주가가 시들한 데는 금리 상승과 무역전쟁 리스크 등 잠재 악재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른바 ‘어닝 피크’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점차 확산, 실적 랠리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캐터필러의 중장비 <출처=블룸버그> |
실제로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일부는 1분기 이익이 올해 최고치가 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국제 유가 강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도입에 따른 비용 상승과 무역 마찰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 둔화 리스크 역시 기업 이익의 정점 논란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유로존의 경제 지표 둔화와 중국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판매 감소 등 실물경기의 열기가 식는 조짐을 보여주는 단면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현지시각) 시장 예상치를 만족시킨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2018년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라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5.50~6.50달러에서 5.00~6.00달러로 낮춰 잡은 것.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성적을 공개했지만 컨퍼런스 콜에서 브래들리 하버슨 최고재무책임자는 연말까지 수익성이 후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이익이 연간 최고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쓰리엠 역시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자리에서 올해 연간 이익과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흠집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S&P500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이 17% 급증, 7년래 최대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0%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크고 작은 악재를 외면하고 실적 호조를 앞세워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렸던 지난해와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익 정점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함께 기업 실적이 하강 기류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초 대비 내림세로 떨어진 것은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반도체 칩을 포함한 관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 발표 후 약세를 보이는 것은 실망스러운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B. 라일리 FBR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 마찰이 기업 실적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도입과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이익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