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WTI 배럴당 100달러에서 51달러로 급락
휘발유 마진 하락...저유가 국면에 실적도 꺾일듯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한달 넘게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에 정유주가 약세다. 내년 글로벌 시장의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까지 불거지며 정유주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주의 주가가 최근 2개월새 10% 넘게 내렸다. 매수세가 크게 줄어 추가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 |
| 최근 3개월간 S-Oil 주가 현황[자료=네이버금융 캡쳐] |
S-Oil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정유사업에 집중된 기업구조 때문이다. 지난달 이후 S-OIL 주가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23% 하락했다. 지난 달만 해도 장중 13만9000원을 기록해 14만원대 돌파도 기대됐지만 두달도 안돼 10만5500원으로 고꾸라졌다. 지금은 10만원대 지지도 버거운 모습이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2만3000원에서 19만7000원으로 11% 하락했다. 지난 9월 최고 22만7000원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두달간 S-Oil은 기관이 1100억원, SK이노베이션은 외국인이 1589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정유주 부진은 무엇보다 국제유가가 급격히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100달러를 바라보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달 들어 51달러까지 급락했다. 일반적으로 배럴당 10달러(1~9월 평균)를 웃돌던 휘발유 마진도 ‘제로’에 접근했다. 이런 영향으로 정유업종 지수는 최근 1개월간 4%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면 정유사 손실이 커진다. 산유국에서 원유를 구입해 국내로 들여오는 데 2개월 정도 걸린다. 유가가 하락하면 수입해 보관중인 원유 가치는 떨어진다. 수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달 말 기준 정유4사(S-Oil,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의 재고평가 손실이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가 하락이 이어지거나 더 빠질 경우 정유사의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유가는 당장 반등하기도 어려운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해 내년 정유 수요가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저유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 윤재성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를 고점으로 정유가격이 하락이 이어지고 2020년까지 공급과잉 우려가 남아 정유주의 급반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성장성과 배당매력을 보유한 만큼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내년 1분기 이후 매수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leed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