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불마켓 재현 기대감 고조
증권·부동산 등 상승장 섹터 확대 예상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일부 특정 업종 위주의 랠리에서 전면적 불마켓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보입니다. 불마켓의 근거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적인 예측입니다. 무엇보다 경기 부양 국면의 유동성 장세가 시장을 뒷바침하고 있어요. ".
중국증시 상하이지수가 대폭등세를 보인 6일 저녁 중국 상이(尙藝)투자회사 취안잉(權英) 대표는 하반기 중국 A주 (중국 본토 증시 상장기업) 시장 앞날을 이렇게 전망했다. 상반기 식음료 바이오 제약주가 증시를 지탱하는 동력이었다면 하반기엔 보다 넓은 섹터로 상승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시장을 보면 은행 비은행금융주 부동산 등 전통 섹타 주가가 급등했어요. 은행업종은 9.02%, 비은행과 부동산이 각 9.01%, 7.65 상승했습니다". 중국증시가 상반기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충분히 불마켓을 내다보고 투자 전략을 짤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6일 3332.88포인트로 5.7% 치솟았다.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고 지수도 2019년 4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 두 시장을 합한 거래 금액도 5년 래 최고치인 1조 5700억 위안에 달했다. 거래금액이 9000억 위안 넘는 것은 중국증시 상승장의 중요한 잣대중 하나인데 이의 두 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융자 대주 잔액도 1조2000억위안을 돌파했다. 2015년 폭등장 이래 최고치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사진=바이두] 2020.07.07 chk@newspim.com |
회복 기대감에 부푼 유동성장
중국 전문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시장 애널을 인용해 현재 상승장의 가장 큰 배경은 막강한 시장 유동성이라고 전했다. 위어바오(餘額寶)와 같은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이 뚝 떨어짐에 따라 주민들이 주식 채권 같은 상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상이투자회사 취안잉 대표는 서방 국가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방출한 대량의 유동성이 코로나19 퇴치에 성공을 거둔 신흥시장(중국)에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분기 중국 경제가 주요국중 드물게 플러스 성장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A주 투자 분위기를 호전시키는 요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A주 투자 판단의 잣대인 외국인 자금 역시 강력한 '바이 차이나' 포지션을 취하면서 중국 증시 상승장에 톡톡한 조연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지수 편입으로 외자의 A주 비중이 확대되고 자금 순유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입액은 7월 들어 3거래일 내내 100억 위안을 초과했다. 3일 누계 금액이 439억 6200만위안이다. 이는 흔치 않은 일이다.
투자자 심리는 흥분이 고조돼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다. 일부 펀드자금은 발행 반나절도 안돼 500억 위안이 몰리기도 했다. 증권회사 직원들은 2015년과 같은 묻지마 투자가 재현 될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한다.
취안잉 대표는 증권 섹터가 출렁거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중국 증시 관계자들은 2015년 대호황장이 펼쳐지기 이전, 2014년 말 증권주가 꿈틀거리던 때를 떠올린다고 설명했다. 중국증시에선 증권주가 들썩이던 끝에 2015년 6월 부터 역사적인 불마켓이 시작됐다.
하지만 금융과 부동산 섹터가 주도하는 장은 경계할 점도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팡정(方正)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금융 장세는 폭발력이 강하지만 지속성이 짧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1개월 내외에 동력이 상실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사진=바이두] 2020.07.07 chk@newspim.com |
상승랠리 지수고점 3800P
둥베이(東北)증권은 이번 상승장이 3월 20일 달러 유동성 위기가 종료됐을 때 이미 예고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상하이 종합지수가 연내 3800 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그 근거로 낙관적인 거시 성장과 이익 전망을 제시했다.
6일 중앙TV는 저녁뉴스에서 중국의 양호한 코로나19 제압이 경제성장 전망을 밝혀주고 이런 기대감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6월 정부 제조업 PMI는 50.9%로, 각각 예상치(50.4%)와 전기(50.6%)를 상회했다. 이중 생산지수와 신규주문지수는 각각 53.9%, 51.4%로 훨씬 양호한 상황을 나타냈다.
디이차이징은 채권 전문가를 인용, 채권시장은 하반기에 베어마켓이 확실하고 거시경제 회복국면하에서 주식시장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큰 손 투자자들은 이미 저평가된 금융(증권) 부동산 섹터를 중심으로 주식 매집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A주 예상 수익률이 채권 금리 보다 크면 현재의 A증시 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중국증시는 지금 유통시장 뿐만 아니라 발행시장도 불마켓이다. 시장 통계에 따르면 2분기 중국 기업의 국내외 IPO는 총 87개사에 달했다. 전년 동기비 27.9% 늘어난 것이고 글로벌 시장 전체 점유 비율은 7.4%다. 총 조달금액은 1349억위안으로 전년동기비 66.3%나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계속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었다는 얘기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사진=바이두] 2020.07.07 chk@newspim.com |
리스크도 살펴야, 신중론도
한편 A주 급등장에 위험성을 경고하는 신중론자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이들은 중국내 진정세와는 달리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엄중하고 세계 경제 펀더펜털이 최악이라며 세계 경제는 향후 2년 정도 회복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한다.
시장에는 사상 유례없을 정도의 유동성이 넘쳐나지만 돈이 실물경제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언제든 세계 증시에 갑자스런 증시 대폭락이 발생할수 있다는 경고다.
화창(華創)증권은 중국증시에서는 단기적으로 증권주와 부동산 등 가중치가 높은 주식 주도로 A주 신고가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2015년 불마켓장을 떠올리며 이런 장세가 하반기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화창증권은 투자자들에게 7월 중순이 지나면 신중한 투자 태도를 유지할 것을 충고했다.
베이징의 공모주식 펀드 담당자는 현재 지수 상승폭과 수익은 이미 한해 전체 예측을 크게 초과한 것이라며 업종 대표주들을 제외하고는 주식 보유를 줄이는 쪽으로 투자 방향을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