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경인선 등 전국 주요 철도 지하화 사업비 50조 이상
건설업계, 토목 등 SOC 매출비중 20% 미만...향후 성장성 주목
GTX 터널굴착장비 등 최첨단 신공법 적용 기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상철도의 지하화 작업이 '특별법'을 계기로 가시화하면서 지역 발전뿐 아니라 건설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기존 지상철도 노선을 지하화하는 작업은 수년 내 끝내기 어려운 작업이다. 지방 등 사업이 전국 곳곳으로 확대하면 '백년대계'와 같은 장기 프로젝트로 자리할 공산이 크다. 지하철, 철도 공사에 기술력을 보유한 건설사에는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 설립 후 사업 본격화...발주 규모 수십조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상철도의 지하화를 본격화하면 향후 50조원 규모의 공사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경부선 서울역~당정 구간(32㎞) ▲경인선 구로~도원역 구간(22.8㎞) ▲경원선 청량리~도봉산 구간(13.5㎞)이 지하화 추진 노선으로 핵심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루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이들 지역의 지하화를 공약한 바 있다. 2호선 한양대역~잠실나루역, 4호선 창동역~당고개역, 경의중앙선 구리·남양주 구간 등도 후보 대상이다.
대심도 공법이 도입된 대곡소사선 2공구 모습. [사진=국토부] |
지상 철도를 걷어낸 뒤 지하화하는 것에 건설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국 곳곳의 지상철도를 지하화하면 50조원이 넘는 공사 발주가 예상된다. 지하 공사뿐 아니라 빈터로 남은 상층부와 주변부를 연계해 개발할 수 있는 사업기획도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SOC(사회기반시설) 예산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건축·주택 부문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수 있다. 대형 건설사의 토목사업 부문 매출비중은 전체의 10~20% 수준이다. 건축·주택 비중이 7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비중도 감소 추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토목사업 비중이 국내외 포함 9.9%다. 2022년 13.5%, 2023년 11.4%으로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DL이앤씨는 토목사업 비중이 지난해 3분기 16.9%를 기록했다. 2021년 19.7%, 2022년 17.8%에서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년전 15%에서 7%대로 급감했다.
◆ GTX 터널굴착장비 등 최첨단 기술 도입 기대
철도 지하화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건설업계의 기술 경쟁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추진으로 건설사의 기술력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GTX는 지하 40m 아래의 대심도 구간을 평균 시속 100㎞로 운행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빠르게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다. GTX-A 노선은 올해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목표로 터널굴착장비(TBM) 등 최첨단 공법으로 공사 중이다.
TBM 공법은 다수의 디스크커터를 장착한 커터헤드를 회전시켜 암반을 압력에 의해 파쇄하는 공법으로 기존 NATM(화약발파식) 공법 대비 소음, 진동이 거의 없는 장점이 있다. R.S.F(Ring Segment Fastener) 수직구 공법, SAV-Cut 발파공법과 선대구경 발파공법, 굴착공법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됐다.
철도 지하화는 열차 운행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지하 차로를 공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신규 철도망 공사보다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대형건설사 토목사업부 한 임원은 "철도 지하화가 특별법을 넘어 사업이 본격화하면 SOC, 토목사업에 대한 건설업계의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세부 계획안을 봐야겠지만 GTX 사업에 활용됐던 TBM 등 최첨단 공법 이상의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