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핌] 이영기 기자= 우리나라 세법에는 중소기업의 승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가업상속 공제제도 및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두고 있다. 우선 가업상속 공제는 10년 이상 기업을 경영한 최대주주가 사망한 경우, 상속세 과세표준에서 300억원부터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해 주는 제도다.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는 10년 이상 기업을 경영한 최대주주가 일정 요건을 만족할 경우 해당 가업에 해당하는 주식 증여 시점에 10~20%의 세율을 적용해 세 부담을 완화해주는 제도다.
이영기 기자 |
작년까지는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활용할 경우 증여재산가액에서 10억원을 공제한 후 남은 금액에 대해 60억원까지는 10%의 세율을, 6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20%의 세율을 적용했다. 또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활용해 증여한 경우 납부세액에 대해 6번에 나눠 5년간 연부연납을 허용해 일시적 납세 부담을 완화했다.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증여재산가액에서 10억원을 공제한 후 남은 금액에 대해 120억원까지는 10%의 세율을, 120억원을 넘는 금액에 대해 20%의 세율을 적용해 납부세액을 줄였다.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활용해 증여하면 납부세액에 대해 16번에 나눠 15년간 연부연납을 허용해 기존에 비해 연부연납 기간을 늘려주는 등 납세자의 부담을 더 줄였다.
물론 세법 개정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이를 계기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가 좀더 원활해지길 기대해 본다.
그런데 가업을 승계할 자녀 등 친족이 없을 경우는 어떤가. 최근 자녀들이 기업을 물려받을 생각이 없거나 마땅한 후계자로 여겨지지 않아 기업 매각을 생각하는 창업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중기중앙회에 조사를 보면 중소제조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이 2012년 14.1%에서 2022년 31.6%로 급상승했다. 기업 승계를 포기하고 매각이나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자녀에게 기업을 승계하지 못하면 매각할 것이란 답변 비율이 절반(48.6%)에 달한 중기중앙회의 조사결과도 있다.
중소제조업체 CEO들의 고령화 상황을 고려하면 10년 뒤엔 35만여 개 기업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전체 약 14%에 해당하는 60만개 중소기업이 친족승계 실패 등으로 흑자폐업의 위기기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자녀 등 친족으로 승계가 곤란한 중소기업의 계속 기업을 위해 현재의 가업승계 개념을 계속기업 중심의 기업승계로 개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더할 나위없이 반갑다.
폐업 등이 가져오는 사회적 비용은 말할 필요도 없기에 계속기업을 담보하기 위한 기업승계 특별법을 내년에 제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M&A방식의 기업승계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 중앙정부·지자체, 민간 중개업체를 연계한 지원체계 구축으로 M&A 준비·컨설팅, M&A 매칭·중개, M&A 후 경영통합까지 전 단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일본에서도 자자체가 사업승계-인계를 지원하는 센터가 있으며 민간 M&A중개업체들의 매칭 활동에 대해 보조금 등이 지원되고 M&A후 경영 안정을 위한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실제 기업이 자녀보다 더 나은 주인을 만나 성장의 날개를 달 수도 있다. 업종 전환이나 해외진출, 새로운 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에서 M&A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보는 M&A전문가들도 많다. 계속 기업이 성장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M&A도 일종의 가업승계인 것이다.
특별법이 제정되고 M&A플랫폼이 원할하게 작동하는 2025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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